[서울대학사] #3. 면회(面會)

작은 외삼촌이 찾아왔다.

기숙사에 들어오고 첫 면회였다.

1층 상담실에 가니 기다리고 있던 삼촌이 웃으며 날 불렀다.

 

- 야 못난이.

- 어.. 왔어?


작년까지 거의 매일을 보다시피 했던 삼촌인데 갑자기 이렇게 어색해질 수 있다는게 신기했다.

'면회'라는 상황이 주는 특유의 분위기 때문인지 반가운 마음이 말로 튀어나오기까지 한참의 시간이 걸렸다.


- 지낼만은 하냐?

- 못지낼만하면 어쩔거야. 그냥 있는거지 뭐.

- 모의고사 잘 봤대매. 니네 엄마가 자랑하드라.

- 뭐 그럭저럭.. 다들 잘 있지?


별다를 거 없는 안부인사를 주고 받은 후 삼촌은 가야겠다며 일어섰다.

나는 벌써 가는건가 아쉬운 마음이 들었지만 내색하지 않았다.


- 공부 열심히 해라. 밥 잘 챙겨먹고.

- 어, 잘가.


면회란 일반인의 출입이 제한되는 어떤 기관이나 집단생활을 하는 곳에 찾아가서 사람을 만나 보는 일.

모든 만남이 설렘과 아쉬움을 내포하고 있다 해도 면회가 주는 그것만큼 극단적이진 못할 것이다.

삼촌이 돌아가고 난 다시 도서관으로 올라왔지만 허탈한 마음때문인지 아무것도 손에 잡히지 않았다.

그렇게 혼자 우두커니 앉아 있자니 불현듯 눈물이 흘러내렸다.

'난 또다시 혼자가 되었구나.' 

갑자기 이 모든 시간들이 서러워져 한참을 꺽꺽대며 울었다.

지나가던 아이들이 왜 그러냐며 걱정스러운 듯 한 시선으로 날 보았다.


힘겨운 오후의 시간이 지나가고 밤이 되었다.

난 답답한 마음에 바람이라도 쐴겸 도서관 앞 발코니로 나갔다.

보이는 풍경이라고는 코앞에 위치한 고시원 건물과 아래 골목길을 거닐고 있는 몇몇 고시생들이 전부였지만

그래도 밤공기는 적당히 시원하고 좋았다.

시선을 돌리다 문득 올려다 본 하늘이 낯설어 난 한참을 바라보았다.

왜 서울의 밤하늘은 붉은빛일까.

내가 이제까지 보아왔던 밤하늘과는 확연히 달랐다.

그것이 수많은 불빛들이 만들어낸 광해라는 사실을 알게된 것은 그로부터 한참이 지난 후였다.

 

 

『 오늘은 서울 하늘이 외로워 음 외로워

    눈 감으면 내 손 끝에 그대 체온이 느껴지네

    담담한 인사를 하고서 그렇게 전활 끊었지만

    이틀이란 시간이 이렇게 길 줄은 난 몰랐지

    지금 난 그대 미소를 생각해 음 생각해

    재미없는 얘기에도 웃어주던 널 떠올리며

    운명을 느끼게 된다는 너의 얘길 실감하며

    그대가 선물했던 액자 속 웃고 있는 우리를 바라보네

    오오오-

 

    운명을 느끼게 된다는 너의 얘길 실감하며

    그대가 선물했던 액자 속 웃고 있는 우리를 바라보네』

by 정미나 2012.07.11 1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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