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은 알 수 없는 곳으로 흘러간다.
그 옛날 날 설레게했던 동네가
고단한 일터로 변하기도 하고
언제까지나 곁에 있을 것 같았던 누군가가
어느 순간 사라져 버리기도 하고
뜻하지 않게 소중한 무언가를 발견하기도 하면서
끊임없이 흘러간다.

『매순간 예상치 않았던 낯선 곳에 당도하는 것이 삶이고,
 그곳이 어디든 뿌리를 내려야만 닥쳐오는 시간을 흘려보낼 수 있어.
 그리고, 어딘가로 떠나고 싶다는 꿈만이 가까스로 그 뿌리를 지탱해준다고 한들
 그것이 무슨 대단한 비밀이라도 되는 건 아닐 테지. 』

매순간 예상치 않았던 낯선 곳에 당도하긴 했지만
내 인생에서 그것은 어느 정도 의도된 바였다.
스스로를 낯선 곳에 떨구어 놓고 내가 아닌 남의 시선으로
나 자신을 관찰하는 것은 나름 중독성이 있다.

『딴 눈송이들과 헷갈리지 않도록 온 신경을 다 집중시키고 따라가야 한다.
 다른 모든 눈송이와 아주 비슷하게 생긴 단 하나의 눈송이. 』

아주 오랜만에 읽은 은희경님의 소설,
역시나 쓸쓸하면서도 담백해서 좋았던.

by 정미나 2017.02.06 12: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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