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이제까지 팟캐스트를 듣지 않았던 나는 최근 공중파에 뜨고 나서야 김생민의 영수증을 알게 됐는데 정말 그뤠잇한 지침들이 많이 나와 요새는 출퇴근 길에 팟캐스트로 예전 방송까지 찾아서 듣고있다. 김생민의 영수증을 듣다보면 예전에 배고프게(?) 살았던 기억들이 주마등처럼 스쳐지나가게 되는데 문득 요새 나의 절실함이 많이 퇴색했구나 반성하게 된다.

나는 2006년 스물 다섯부터 직장생활을 시작했고 2011년 서른에 1억을 모았다.
그 당시 내 초봉이 2,700만원이었고 그 후 연봉인상률이 그다지 높지 않았다는걸 감안하면 지금 돌이켜봐도 정말 잘 모았다고 생각한다.
사람들은 자산이 많다고 하면 주식이 대박 났거나 뭔가 비정상적인 루트의 수입이 있었을거라고 생각하지만 (사실 저 무렵 술집에서 알바뛰냐는 소리까지 들었다! 그 말을 한게 지금 내 신랑이라는게 함정이지만.) 사실 수입이 고정적인 직장인에게 최고의 비법은 “절약”이다. 직장 생활을 처음 시작하면서 목표로 잡았던게 서른에 1억을 모으는 것이었고 그걸 이루기 위해 재테크 관련 책들이나 부자들의 자서전 같은걸 많이 읽었는데 거기에 공통적으로 나오는 내용이 종잣돈을 만들때까지는 “무식하게” 모으라는 거였다. 그래서 일단 원금손실이 없는 상품들 중 가장 수익률이 높은 상품에 가입하였고 정말 독하게 절약했다. 직장인의 수입이라는게 뻔하지 않은가. 남들과 비슷한 수준으로 생활하고자 하면 절대 남들보다 앞서나갈 수 없다. 대학때부터 자취를 했던 나는 직장인이 되고 얼마 후에 월세를 전세로 바꿨는데 그때 지인으로부터 2천만원을 빌렸고 그걸 갚기 위해 세달에 500만원씩을 모았다. 당시 한달 실수령액이 200만원정도 됐으니 거의 안쓰고 산 셈이다. 물론 당시 우리 회사 구내식당이 공짜였고(저녁까지 줬다.) 그 때 내가 인천에 살았어서 물가가 많이 쌌던 것도 큰 도움이 되었다.(당시 원룸 관리비 2만원;;) 그렇다고 해서 내가 굉장히 구질구질하게 다녔던 건 아니다. 난 꾸미는 걸 매우 좋아하고 화려함을 좆는 사람이기 때문에(그래서 간혹 된장녀같다는 오해를 받기도 한다.) 나름 괜찮게하고 다녔다고 생각한다. 절약을 위해서는 생활습관이라는게 중요한데 이게 한 번 몸에 베이면 웬만해선 변하지 않기 때문에(물론 이상민처럼 극단적인 경우는 제외) 처음에 습관 들이는게 매우 중요하다.


 일상생활 절약팁

- 수수료나 연체료를 지불하는 일은 절대 없도록 한다.
급하게 현금이 필요한데 저녁이라면? 돈을 잠깐 빌리고 다음날 아침에 즉시 계좌이체 해줘라. 제 때에 대출 갚는게 신용등급 상승에 좋은것처럼 빌린 돈을 제 때에 칼같이 이체해주는 것도 신뢰도 향상에 도움이 된다.

- 쓸데없이 택시를 타지 않는다.
워크샵 때 술을 너무 많이 마셔 다음날 기절 직전이었음에도 지하철 타고 집에 간적이 있다. 직장동료가 나보고 독하다고 했다.

- 에비앙따위 개나 줘버려라.
지금은 굉장히 저렴한 노브랜드 생수를 사먹지만 예전엔 그 돈도 아까워서 500ml 생수통을 늘 들고 다녔다. 정수기가 보이는 곳에 갈 때마다 리필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그리고 주말엔 2L짜리 생수통 두 개를 배낭에 넣고 자전거를 타고 근처에 있던 모교에 가서 정수기 물을 받아왔다. 당시 복학생이던 내 친구와 마주쳤는데 너는 학교가 약수턴줄 아냐고 했던 기억이 있다.

- 남에게 의지하지 않는다.
혼자할 수 있는건 되도록 스스로 알아서 한다.(친한 언니가 나보고 가내수공업의 달인이라고 했다.) 앞머리 자르기, 네일 아트, 막힌 변기 뚫기, 메이크업, 고데기, 눈썹 다듬기, 피부 마사지, 악세사리 만들기(한 때 팔찌 만드는 게 취미였음), 심지어 앞머리 펌도 셀프로 한 적 있다. 한 번은 결혼할 때 비싼 돈 주고 청담동에서 메이크업 받은 적 있는데 지인들이 내가 평소에 하던거랑 별반 차이 없다고 했다. 요즘엔 유투브 보면 별의별 화장법과 헤어 스타일링 비법이 다 나온다. 보고 연습하면 굳이 샵에 가지 않아도 예쁘게 꾸밀 수 있다.

- 되도록이면 비싼 옷을 사지 않는다.
어렸을 땐 엄마가 사주는 브랜드 옷만 입었다.  그땐 아무 생각없이 사주는대로 입었기 때문에 브랜드 옷이 무조건 좋은줄 알았다. 하지만 지금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가장 좋은 옷은 나에게 맞는 옷, 나에게 어울리는 옷이다. 요즘엔 쇼핑몰들이 잘 구축되어 있어서 저렴한 가격에 예쁜 옷들을 쉽게 구입할 수 있다. 인터넷 쇼핑에 실패하지 않으려면 나의 어깨, 허리 사이즈만 기억하고 있으면 된다. 옷은 트렌드가 있고 매일 같은 옷만 입을 수는 없으므로 10만원짜리 블라우스 하나 사는 대신 2만원짜리 다섯 벌을 사는게 현명하다고 생각한다. (물론 코트나 자켓 같은 류는 비싼 제품 하나 사서 10년 넘게 입는 것도 좋다.)

- 가계부를 쓴다.
솔직히 2006년부터 지금까지 쭉 가계부를 쓰고 있지만 이걸 쓰는 행위 자체가 나의 절약에 큰 도움이 된 것 같지는 않다. 다만 이따금씩 들여다보며 나의 고정지출액을 파악하고 소비패턴을 반성하며 마음을 다잡는 정도, 그리고 현재 나의 자산이 얼마인지 정확하게 파악하는데도 도움이 된다.


돈을 모으는 것도 다이어트와 같아서 다 알고 있지만 실천하지 못해 실패하는 경우가 다반사인 것 같다. 지금까지 이직하면서 받은 퇴직금과 수익률 25%났던 펀드(원금이 적어서 수익률이 높았어도 대박은 못침)를 제외하면 한번에 돈이 뚝 떨어졌던 일은 나에겐 없었다.(물론 학자금 대출같이 내가 갚아야 할 빚 없이 시작할 수 있었던 건 큰 행운이다. 부모님 감사해요~) 일확천금만 기대하며 아무 대책없이 살아간다면 늙어서 폐지를 줍게될지도 모를 일.(폐지 줍는 분들 비하하는 건 아닙니다. 모든 사람에겐 각자의 사정이란게 있으니까요.) 물론 지금은 결혼도 했고 서울에 내 집 마련도 했고 아이도 생겼고 예전만큼 지독하게 살진 못한다.(예전엔 만원짜리 에코백을 들고 다녔지만 지금은 명품 가방도 생김! 여윳돈으로 주식도 하고 있음) 하지만 계속해서 노력하고 있고 열심히 살고 있으니 언젠간 내 꿈이 이뤄지리라 믿는다.

그렇다면 오늘도 김생민의 영수증을 들으며 나태해진 나를 반성해 보아야지!

열심히 사는 우리 모두 화이팅!!!


by 정미나 2017.10.21 10:4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