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갑수님을 알게된 것은 스물 여덟의 봄이었다.
여느 아침처럼 라디오를 듣고 있었는데
(이현우의 음악앨범이었다. 이토록 사소한 것까지 기억하는 나의 기억력이란..!)
그 때 DJ가 최갑수님의 글귀를 오프닝 멘트로 읽어줬었다.
그 책이 최갑수님의『당분간은 나를 위해서만』이었고 그때부터 나는 최갑수님을 좋아하게 되었다.

어찌보면 삶도 그렇게 흘러가는 것 같다.
우연히 무언가를, 혹은 누군가를 알게 되고
또 좋아하게 되고
그렇게 그것을 좇아가다 보면
삶이 그쪽으로 흘러가게 되는..

『나는 풍경이 사람을 위로해 준다고 믿는다.
    사랑하는 사람을 잃었을 때나
    누군가의 거짓말 때문에 마음을 다쳤을 때,
    우리를 위로하는건 풍경이다.
    힘들고 지쳤을 때
    우리가 여행을 떠나는 이유는
    풍경이 지닌 이런 힘을 알기 때문이다.
    아름다운 풍경을 보는 일은
    좋은 음악을 듣는 것과 다르지 않다.』

기존에 내가 읽었던 최갑수님의 책들이 여행에 관련된 수필이었다면 이 책은 수필보다는 기행문에 가까웠다.
여행지에 대한 구체적인 설명이 난무한 가운데 이런 글귀만 눈에 들어오는 걸 보니 역시나 나는 수필 취향인 듯 하다.

『그래, 하루키가 이렇게 말했었지.
   아르마니 정장에 재규어를 몰고 다녀도
   결국 개미와 다를 바 없다고.
   일하고 또 일하다가 의미도 없이 죽는거지.
   때로는 이렇게 멈춰서서 심호흡을 하고
   머릿속을 나무와 나비,
   바람에 대한 생각으로 가득 채워보는 것이
   더 중요한 일이 아닐까.』

출근도
퇴근도
공부도
집안일도
육아도
모든걸 서둘러야 하는 요즘..

느리게 걷는 여유가 절실한 요즘이다.
by 정미나 2018.06.22 04: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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