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전셋값으로 소형 경매 아파트 노려라.

경매 시장에서 ‘작은’ 아파트의 인기가 꾸준하다. 올 들어 서울·수도권 경매에서 2~3억 원대의 소형 아파트 경매물량이 크게 늘어나면서 한 푼이라도 값싸게 내 집을 장만하려는 실수요자들이 몰려들고 있어서다. 이런 현상은 부동산경기 침체기에도 불구하고 청약 및 매매 시장에서 소형 아파트가 여전히 인기를 끌자 저가매입 시장인 법원 경매투자로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소형 아파트는 투자하기에 부담이 적고 임대 수요도 꾸준한 편이다. 특히 서울·수도권 아파트의 전세금에 돈을 조금 더 보태면 시세보다 싸게 작은 평형이나마 내 집을 장만할 수 있다. 비교적 간단한 권리관계 파악과 함께 뉴타운, 재개발 등 개발 호재지역 인근에 위치한 아파트는 시세차익과 함께 소형주택 임대사업까지 기대할 수 있어 자산가들이 여윳돈으로 노리는 전천후 투자대상이다.

 통상 경매를 이용하면 급매가 대비 20% 저렴하고 시세 대비 최대 30% 가까이 싸게 낙찰 받는다. 전국에 한 달이면 약 7000여건의 아파트가 경매에 부쳐진다. 전용면적 45~60㎡(분양면적 18~25평형) 소형아파트 경매물량은 매달 2500여건에 달한다. 경매 물량이 꾸준해 기본적인 경매 이론과 실무 공부를 한 다음 입찰에 참여한다면 값싸게 작은 평수라도 내 집을 장만하는 기회를 잡을 수 있다.

 경매 시장서 소형아파트 인기 꾸준

 중소기업에 근무하는 김◌◌씨(38)는 지난달에 아파트 경매에 도전, 직장과 가까운 곳에서 자신에게 꼭 맞는 경매 아파트를 찾았다. 서울 노원구 중계동 K아파트 89㎡(25평형) 방 3개짜리로 감정가는 3억 원이었다. 2회 유찰로 최저가가 감정가 대비 64%선인 1억9200만원으로 떨어진 상태였다. 시세는 감정가 보다 1000만 원 정도 높은 수준이었다. 노원구 일대에서 인지도가 높은 편에다 지하철 등 대중교통도 좋고 가격도 싸 입찰해 보기로 결정했다.

 우선 권리관계를 조사해 보니 말소기준권리 이후에 여러 채권자들이 근저당과 가압류가 설정해 뒀으나 모두 낙찰 후 소멸되는 권리였다. 임차인 한 명이 1억1000만원의 고액 전세를 들어 사는 선순위세입자였으나 배당요구를 해 낙찰되면 전세금 전액을 돌려받는 세입자였다. 입찰 당일 최저가보다 3310만 원을 더 써내 5명의 입찰 경쟁자를 제치고 1억9200만원에 낙찰 받는 데 성공했다. 단순 비교해도 시세보다 8000만 원 이상 싸게 산 것이다.

 아파트 낙찰가율이 지난 6월 기준으로 평균 79%로 떨어졌다. 70%대 까지 떨어진 것은 올해 들어 처음이다. 올해 초 최고 85~90%선을 보였던 아파트 낙찰가율과 비교하면 최대 10%까지 하락한 셈이다. 입찰 경쟁률도 올 초 7~8대 1을 넘어섰으나 하반기 들어 4~5대 1선으로 줄어들었다. 물량은 꾸준히 늘어나는데 입찰자가 줄어들고 있어 낙찰가율이 완만한 하락세를 유지하고 있다.

 따라서 자금여력이 부족한 주택 세입자거나 적은 돈으로 내 집을 장만하려는 실수요자라면 하반기 이후 자금계획을 잘 수립해 현재의 전세보증금에서 약간의 경락잔금 대출제도를 이용하면 얼마든지 내 집 장만이 가능하다. 근린상가나 다가구주택 등 다른 복잡한 경매물건과 달리 소형 아파트는 권리와 세입자 관계 파악이 손쉬워 누구나 입찰에 참여할 수 있다. 

 아파트 경매물건은 등기부등본 상 권리관계가 단순·명확하기 때문에 초보자도 쉽게 입찰할 수 있다. 권리관계가 단순하다보니 명도 과정도 대체로 수월하고 간단한 편이다. 임차인이 있어도 권리 순위에 따라서 배당 받거나 최우선변제를 받는 소액임차인들이 많아서 명도가 고액의 고급주택보다 손쉽다. 주로 소유자가 직접 거주하거나 세입자가 있더라도 1세대만이 거주하는 경우가 많아 초보자라도 큰 무리 없이 낙찰 받아 소유권을 넘겨받는다.

 세입자 조사는 철저하게

 소형 아파트 경매는 경쟁자가 많아 낙찰가율이 다소 높은 편이다. 소형주택 임대사업자가 많이 몰리고 실수요자들이 몰려드는 시장이라 인기가 높아서다. 따라서 나름대로 값싸게 낙찰 받으려면 미리 입찰전략을 세워야 한다. 값싸게 낙찰 받으려면 인기지역 유명 아파트만 고집하면 실속이 없다. 경쟁률이 치열한 역세권과 대단지 소형은 낙찰가율이 85%를 넘고 경쟁률도 10대 1을 넘는다. 그러나 주상복합이나 소단지, 비역세권은 2회 유찰 후 낙찰가율이 70%선이다.

 입찰 예상지역 내 유사 아파트의 최근 낙찰사례를 보면 소형아파트 경매의 인기도를 한 눈에 파악할 수 있다. 입찰하고자 하는 아파트와 가깝거나 유사지역 최근 낙찰 사례를 살펴보면 얼마 정도에 낙찰되고 몇 명이 입찰하는 지 살필 수 있다. 과열양상을 보이거나 경쟁이 치열하면 조급하게 입찰하기보다 잠시 입찰을 늦추고 유사지역 내 물건을 노리는 게 낫다.

 소형 아파트는 교통여건이 양호한 곳이 좋으며 브랜드보다 입지가 더 중요하다. 준공연도가 오래되지 않고 주변에 편의시설이 많으며 관리비가 부담이 적은 지역난방 아파트를 고르는 것이 유리하다. 자금여력이 부족하면 은행권의 경락잔금 대출을 이용하는 것도 고려할 만하다. 대출은 낙찰가의 30~40% 선에서 제1금융권으로부터 연 6~7% 금리에서 대출받을 수 있다.

 인기가 높은 소형 아파트는 입찰하려는 사람들이 몰리면서 경쟁률이 높아져 오히려 높은 가격에 낙찰될 수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 충분한 시간적 여유를 갖고 가능한 여러 아파트에 최저가에서 약간의 가격을 올린 금액만 써내 꾸준하게 입찰하는 것도 하나의 전략이다. 다리품을 팔더라도 여러 물건에 입찰해야 그중 시세 차익이 큰 아파트에 낙찰될 가능성이 높다.

 경매 물건은 곳곳에 함정이 도사리고 있다. 법원의 감정평가서나 현황조사서만 믿었다간 낭패 보기 십상이다. 반드시 입찰 전에 해당 경매 아파트를 찾아 임차인 조사를 철저히 하고 대항력이 없는 세입자라도 직접 만나 명도저항 여부와 이사계획을 확인해야 한다. 아파트 감정가의 맹신은 금물이다. 반드시 인터넷 매물의 비교와 함께 중개업소에 들러 현지 시장가격을 파악한 후 쓰고자 하는 입찰 예정가와 시세를 비교한 수익성 분석이 필수적이다. 

 대체로 아파트는 10여명 정도가 입찰에 참여해 분위기가 과열되는 게 보통이다. 적정 기준가격을 미리 정해둬야 한다. 관리비 연체 여부를 반드시 확인해야 추후 분쟁 소지를 줄일 수 있다. 아파트 연체관리비는 대법원 판례에 따라 복도나 엘리베이터 등 공유부분에 대해서만 부담하는 것이 원칙이다. 가끔  임차인이 과다한 관리비를 미납해 체납관리비가 수 백 만원을 넘는 경우도 있어 주의해야 한다.

 소형 아파트 입찰에서 주의할 점은 간혹 임차인이 거센 명도저항을 하는 경우다. 거액의 전세보증금을 한꺼번에 날려야 하거나 영세민이나 생활보호대상자가 거주해 심하게 이사 가기를 거부하는 경우라면 입찰을 자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그러나 소유자가 직접 거주하거나 임차인이 있더라도 일정금액을 배당을 받거나 소액임차인으로서 우선 변제받는다면 별 저항 없이 이사하기 때문에 걱정할 필요가 없다.

 최근 경매 대중화로 아파트 경매의 재미는 예전만 못하다지만 여전히 불황기 최고의 투자수익률을 내고 있는 곳이 법원 경매시장이다. 소형 아파트는 매매차익을 겨냥한 공격투자보다는 실수요 차원에서 접근하고 틈틈이 우량 틈새 경매물건을 검색하고 꾸준히 입찰전략을 세운다면 값싸게 내 집 마련의 기회를 가져다주는 실속 있는 틈새 투자처이다.

[윤재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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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미나 2010.08.23 14: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