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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무라카미 하루키의 소설도 좋아하지만 특히 그의 에세이를 매우 좋아한다. 허세없는 그의 생각과 솔직한 이야기도 좋고 무엇보다 그의 유머코드가 나와 잘 맞는다고나 할까..? 읽다보면 무슨 만화책 읽는마냥 키득거리고 있는 나를 발견하게 된다. 『 새 나막신을 샀다며 친구가 불쑥 찾아왔다. 나는 마침 면도를 다 끝낸 참이었다. 두 사람은 교외로 가을을 툭툭 차며 걸어갔다. 이 시를 처음 읽었을 때 '이건 젊은 사람이 쓴 시군' 이라고 느꼈다. 실제로 1933년에 기야마 쇼헤이는 아직 스물아홉이었다. 어째서 그런가 하면, '새 신발을 샀다'며 친구가 불쑥 집에 오는 상황은 그리고 그걸 예사로 받아들이는 태도는 아직 이십대의 것이니까. 나도 젊을 때는 그런 친구가 있었다. 지금은 없다. 유감스럽다고 해야 할는지..
『 참을 수 없는 아픔을 느끼면 그는 자신의 몸을 떠났다. 그리고 조금 떨어진 무통의 장소에서 아픔을 견디는 다자키쓰쿠루의 모습을 관찰했다. 의식을 강하게 집중하면 그것은 불가능한 일이 아니었다. 그 감각은 지금까지도 언뜻언뜻 그의 내면에서 되살아났다. 자신을 떠나는 것, 자신의 아픔을 타인의 것처럼 바라보는 것. 』 어떤 일은 누군가의 얼굴에서 표정을 앗아가고, 어떤 일은 누군가의 마음속에 보이지 않는 벽을 쌓아올린다. 자신의 몸을 이루고 있는 모든 세포가 이전과 확연히 달라졌음을 느낄 때, 그리고 다시는 이전으로 돌아갈 수 없음을 깨닫게 될 때 심장은 저릿해지고, 머리에는 묘한 파동이 인다. 『 인간에게는 모두 저마다의 색깔이 있는데, 여기에 대해서는 알아? 인간에게는 제각기 자신의 색깔이 있어서 그..
만일 내가 다시 한번 살아갈 수 있다고 해도 역시 지금처럼 똑같은 인생을 더듬어가면서 살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왜냐하면, 그것이 바로 나 자신이기 때문이다. 나에게는 나 자신이 되는 것 말고는 또다른 길이란 없다. 사람들이 아무리 나를 버리고, 내가 아무리 사람들을 버리고, 온갖 아름다운 감정과 뛰어난 자질과 꿈이 소멸된다고 해도, 나는 나 자신 이외에는 그 무엇도 될 수가 없다.
나는 아직도 산다는 것의 의미를 모르겠어. 스토리가 전반적으로 흥미롭고 재미있긴 했지만 너무나 많은 메타포들이 글 전체에 깔려 있어서 솔직히 완전하게 이해하고 받아들이긴 힘들었다. 나중에 한 번 더 읽어봐야 할 듯한 책.
잡기는 했지만 어떻게 해야 좋을지 나는 알 수가 없었다. 뒷발이 덫에 끼인 채 쥐는 나흘째 되는 날 아침에 죽었다. 그 쥐의 모습은 나에게 교훈을 남겨주었다. 모든 사물에는 반드시 입구와 출구가 있어야 한다. 그냥 그렇다는 얘기다. 『바람의 노래를 들어라』도 읽어봐야 겠어.
사랑은 바람이다. 분명히 불어오는 것을 느낄 수 있지만, 잡으려고 하면 손가락 사이로 빠져나가는.. 마음이란 사용하는 것이 아니다. 마음이란 그냥 거기에 있는 것이다. 마음은 바람과도 같아서, 당신은 그 움직임을 느끼는 것만으로도 좋은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