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록혼산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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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연말 쉬지 않고 일한 대가로 주어진 대체 휴가 뭘 하면서 보낼까 고민하다 아차산에 올랐다. 늘 걷던 길인데 유난히 인적이 드물어 생각해보니 아, 오늘이 평일이구나. 출근길에 등산 가방 메고 지하철 타는 아저씨들이 늘 부러웠는데 이로써 버킷리스트 하나를 이룬셈이다. 아차산 정상을 지나 내가 전환점으로 삼는 4보루, 역시 사람이 없다. 요새 이런 저런 생각들로 머릿속이 복잡했는데 도심을 내려다보며 차분하게 의식을 비워본다. (한 마디로 멍 때렸다는 얘기..) 굳세어라 금순아! 무슨 일이 일어나든 점점 더 좋아지고 있는 것이다.
이불 밖이 위험한 요즘이지만 그렇다고 집에만 있는건 내 타입이 아니라 2018년 마지막으로 아차산에 올랐다. 악-악- 울어대는 까마귀 떼 내가 걸어온 길 꽁꽁 얼어버린 한강 중무장을 하고 갔더니 그닥 춥진 않았는데 산을 올라도 땀이 안나더라 계곡도 얼어버려 계곡물 ASMR은 들을 수 없었다. 원래 꼭 한바가지씩 마시고 오는데 손이 너무 시려워서 오늘은 패스 1월 1일 해맞이 축제를 대비해 달아놓은 등 무려 영하 9도;; ㄷㄷㄷ 와보고 싶은데 사람이 너무 많을 것 같;; 혹시 해맞이 축제 오실 분들 이글을 보고 계시다면 해맞이 광장보다 1보루나 5보루를 강추합니다!! 2018년 한 해 동안 나를 많이 힐링되게 해준 아차산에게 감사를 표한다. 이제 2018년의 나를 남겨두고 난 2019년으로 떠나간다. 잘있..
첫 눈이 내렸던 다음날 미세먼지 없던 새벽에 나선 등산길 6시가 넘었는데도 달이 떠 있는 기묘한 아침 광나루역 달 풍경 날씨가 풀려 눈이 녹았을 줄 알았는데... oTL 해맞이 광장 난 등산화도 없고 아이젠도 없으므로 오늘은 여기까지만. 나뭇잎으로 흐르는 약숫물 다음에 또 올게.
한번쯤은 일출을 보고싶었다. 결론적으로 어둑한 산을 혼자 가는건 위험할거란 생각은 기우였다. 생각보다 사람이 많았거든. 뭐든 해보지도 않고 걱정만 하는 건 참 어리석은 일임을 다시 깨닫는다. 용기를 낸 덕분에 이렇게 멋진 풍경을 볼 수 있었으니까. 해맞이 광장에 모인 사람들 더 높이 올라가보자- 아름답다. 쌩얼이지만 일출 본 기념으로 셀카 한 장
한달동안 산에 오른날 2, 8, 15, 22, 26, 30 혼자 오르는 산이 좋다. 산이 들려주는 풀벌레 소리와 기분좋게 불어주는 바람이 좋다. 산 꼭대기에 올라 바라보는 풍경은 까닭모를 뭉클함을 선사하고 산길을 걸으며 나누는 아빠와 딸의 대화는 마음 한켠을 쩡하게 만든다. 마음껏 침묵해도 되는 이 시간이 좋다. 오롯이 나를 들여다볼 수 있는 산행이 좋다. 난 지금 내 인생의 어디만큼을 걷고 있는걸까.. 『보이지 않는다고 나를 사랑하는지 묻진 말아요 햇살 쏟아지던 여름 나는 조용히 피어나서 아무 흔적도 없이 사라지는 가을이 오면 이런 작은 사랑 맺어준 이 기적은 조그만 볍씨를 만들거예요 향기가 나진 않아도 그리 화려하진 않아도 불꽃같던 내 사랑을 의심하진 말아줘요 모두들 날 알지 못한다고 해도 한번도 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