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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기

그 남자, 그 여자

정미나 2005. 2. 21. 16:50
<그 남자>

하~ 참나.
야, 누가 들으믄 진짠 줄 알겠다.
아후~ 말도 안되는 소리.
어떻게 내가 먼저야?
니가 나 먼저 좋아했지.
야~ 이래서 세상에 그런 노래가 나왔구나.
니가 먼저 살자고 옆구리 쿡 찔렀지~
내가 먼저 살자고 옆구리 쿡 찔렀냐~
야, 너 잘 생각해봐.
그 때 너 나하고 노래방가서 '청혼' 이런거 불렀을 때 막 떨었어 안 떨었어?
에이~ 떨었잖아.
야, 내가 너 마이크 잡은 손 달달 떨리는 거 다 봤어 왜이래~
야, 니가 그러면 내 마음도 떨려 안 떨려?
완전 떨리지? 떨려 죽지~
거봐, 니가 나 먼저 떨리게 했잖아.
그리고 너랑 나랑 영화보러 갔을 때,
그거 있잖아 외계인 100마리 나오는 거..
그 때 너 울었어 안 울었어?
울었지?
야~ 또,또 거짓말 한다.
너 그 때 눈동자 빨개져가지고 입으로만
"아~ 유치하다. 어쩌고 저쩌고.." 그랬어 안 그랬어?
야, 니가 그러면 너 귀여워 안 귀여워?
야, 안 귀엽긴 뭐가 안 귀여워 귀여워 죽지~
거봐, 또 니가 먼저 잘못했잖아.
아! 그리고 결정적으로 그 날..
아 왜 그 날~
내가 니 마음 떠볼려고 소개팅 나간다고 그랬더니 너 확 삐쳤던 날 있잖아.
그 때 내가 "이리와~" 그랬을때 너 막 못이기는척 쏙 안겼어 안 안겼어?
거봐, 니가 먼저 다 그랬잖아.
솔직히 니가 예쁘게 태어난 것 부터가 잘못이야.
너 누가 이렇게 예쁘게 태어나래 응?
내 말이 틀려 맞어?

<그 여자>

맞어.
내가 다 잘못했어.
내가 다 나빴어.
응? 뭘 잘못했는지 진짜 알고 그러는거냐고?
그럼 나는 다 알고 있어.
나 진짜로 반성하고 있어.
일단 그 때 노래방 갔을 때..
너의 그 그윽한 눈빛 때문에 내 손이 덜덜 떨렸던 것도 맞고..
너랑 대따 유치한 영화 보러갔을 때 이렇게 멋진 니가 지금 내 옆에 앉아있다고 생각하니까 갑자기 눈물이 울컥 나서 훌쩍 훌쩍 울었던 것도 맞고..
음.. 또 니가 "이리와~" 했을 때 니 그 넓다란 가슴에 폭 안긴 것도 맞고..
거기 안겨서 너의 머쉬멜로우 처럼 폭신폭신한 옆구리.. 고거 내가 집게 손가락으로 콕콕 찌른 것도 맞어.
내가 다 잘못했어
응? 그럼 벌 받으라고?
뭐? 무기징역이라고?
흑ㅠㅠ, 가혹한 사랑
알았어. 그럼 나 평생 갇혀서 살께.
니 마음 속에~
근데 정상참작도 좀 해주면 안돼?
솔직히 말이 나왔으니 말인데
너도 원인 제공자잖아.
뭐? 너는 그런적 없다고?
야, 너는 거울도 안 봐?
그렇게 잘 생겨놓고?
모공이라곤 찾아볼 수 없는 피분 또 어떻고?
내말이 맞어 틀려?
..............................................................................................................
ㅋㅋㅋ 100% 공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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