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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쿠니 가오리, 츠지 히토나리『냉정과 열정사이』 본문

에쿠니 가오리, 츠지 히토나리『냉정과 열정사이』

정미나 2009. 3. 20. 07:11
아가타 쥰세이는 나의 모든 것이었다.
그 눈동자도, 그 목소리도,
불현듯 고독의 그림자가 어리는 그 웃음진 얼굴도.
만약 어딘가에서 쥰세이가 죽는다면, 나는 아마 알 수 있으리라.
아무리 먼 곳이라도. 두 번 다시 만나는 일이 없어도...
- Rosso

사람이란 살아온 날들의 모든 것을 기억할 수는 없지만,
소중한 것은 절대로 잊지 않는다고, 난 믿고 있다.
아오이가 그 날 밤의 일을 완전히 잊었다고는 생각지 않는다.
다시는 그녀를 만날 수 없을지 모른다 해도...
- Blue


예전에 '번지점프를 하다'라는 영화에서였나.. 이런 대사가 있었다.
사람은 몇번을 다시 태어난대도 결국 진정한 사랑은 단 한번뿐이라는..
사람은 한 사람만을 사랑할 수 있는 심장을 지녔기 때문이라는..
이 책을 읽으면서 문득 그런 의문이 생겼다.
평생토록 오직 한 사람만을 사랑한다는게 정말 가능한 일일까.
헤어진 후 10년이라는 시간이 지나도록 서로를 간절히 그리워하며
피렌체의 두오모에 올랐던 아오이와 쥰세이처럼..
그런 사랑이 정말로 존재할까.

현실에 비추어보았을 때 그런 운명적인 상대를 한방에 만나기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이 세상에 수많은 이별이 존재하는 이유.

스물여덟이란 나이를 가지게 되기까지 몇 번의 사랑이 날 스쳐갔지만
그들이 모두 진정한 사랑은 아니었다고 말하고 싶진 않다.
난 매번 최선을 다해 사랑을 했으므로..
그리고 내 마음은 늘 진심이었기에..

몇 번의 사랑과 몇 번의 이별을 통해 난 이만큼 성숙했고
성숙한만큼 지금의 사랑을 소중히 지켜나가기 위해 노력할것이다.
예전의 실수를 반복하지 않도록..
그리고 또다시 헤어짐의 아픔을 겪는 일이 없도록..

나이를 먹을수록 열정보다는 냉정에 가까워지고 있다고 사람들은 생각하지만
난 누구나 가슴속에 뜨거운 열정 하나쯤은 숨겨두고 있다고 생각한다.
진정한 사랑을 놓치지 않기 위해 자신의 모든것을 버릴 수도 있는..
어찌보면 놀랍도록 무모한 열정..
그런 열정이 전혀 없다면 삶은 너무나도 차갑고 무미건조할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