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윌터 아이작슨『일론 머스크 Elon Musk』 본문

윌터 아이작슨『일론 머스크 Elon Musk』

정미나 2024. 2. 25. 14:56

 
테슬라 주식을 산 기념으로 읽은 책
꽤나 두꺼워서 다 읽는데에 한 달 가량 걸린 듯 하다.

 

헐, 이 사람 아주 미쳤군.
돈을 다 날릴 것 같지만,
머리가 엄청나게 좋은데다가
목표의식이 뚜렷하고
의욕이 넘쳐흐르는 게
딱 내가 좋아하는 스타일인데...



스페이스X의 엔지니어 마크 준코사가 일론 머스크를 처음 만났을 때 했던 생각으로 일론 머스크의 일면을 아주 잘 나타낸 것으로 느껴졌던 문장-
일론 머스크는 아마 이 지구상에서 가장 바쁜 사람이 아닐까 싶다.
테슬라, 스페이스X (스타링크 포함), 트위터, 보링컴퍼니, 뉴럴링크, 엑스닷에이아이...
스티브 잡스보다 3배나 많은 회사를 운영하고 있으면서
사사건건 모든 일에 참견하고 태클 걸고 가이드까지 주는 걸 보고 저 사람은 도대체 잠을 자긴 하는걸까.. 궁금해졌다.
 
 

낙관론, 비관론, 다 집어치우라고 하쇼. 
우리는 해낼 거요. 염병할 신께 맹세컨대,
나는 무슨 일이 있어도 그것을 성공시킬 작정이오.


책을 읽으면서 가장 울컥했던 부분-
스페이스X가 팰컨 1호의 발사를 세 차례나 실패하고 파산의 기로에 있을때 일론 머스크는 매일 밤 거칠게 잠꼬대를 중얼거리거나 팔을 마구 휘두르며 비명을 지르거나 때때로 화장실로 달려가 구역질을 했는데 스트레스가 얼마나 극심했을지 나로서는 감히 상상조차 안 되지만
그래, 아무리 리스크를 사랑하는 일론이라도 힘들지 않은건 아니겠지 하는 생각이 들어 어딘가 측은해졌다.  
그리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네 번째 발사를 시도하여 마침내 성공했을 때,
수많은 엔지니어들이 귀청이 터질 듯한 환호성을 지르고
일론이 두 팔을 하늘로 치켜 들고 연신 주먹질을 해대고
옆에 서 있던 일론의 동생 킴벌이 펑펑 울기 시작했을 때,
정말로 그 장면들이 고스란히 그려지면서 진짜 울컥했다.
 
 

테슬라의 오토파일럿 팀에는 200명의 소프트웨어 엔지니어가 있는데
트위터에는 왜 2,500명이나 있는가?
소프트웨어 프로그래머들은 하루 평균 몇 줄의 코드를 작성하는가?



책을 읽으면서 가장 흥미롭고 속도가 빨랐던 부분-
트위터 직원들이 대량 해고되는 과정과 트위터라는 기업이 180도 변화하는 모습이 같은 개발자로서 어떤 분위기였을지 너무 알것 같아서 매우 흥미로웠다.
원래의 트위터는 전 직원의 영구적인 재택근무 옵션을 도입하고 매달 '정신적 휴식의 날'을 허용하며 서로 불편함을 느끼지 않도록 '심리적 안전'을 위해 매우 세심한 주의를 기울이는 기업 문화를 가진 회사였는데..
일론 머스크의 등장으로 모든 것이 망했다. ㅋㅋ
스파~ 르타~~~!!!!!
이제 트위터는 하드코어적인 회사 X가 되었다.

 

머스크는 망원경이 화성을 향하게 해달라고 했다.
한참 동안 조용히 접안렌즈를 들여다보던 그는
엑스를 안아 세우며 말했다.
"이것 좀 봐."
그가 말했다.
"네가 언젠가 살게 될 곳이 바로 여기야."


일론 머스크가 독특하다고 느껴졌던 또 한가지는
업무를 볼 때 아무렇지 않게 가족들을 대동한다는 것이었는데 아들 엑스를 비롯해 와이프인 그라임스, 동생인 킴벌, 어머니인 메이까지 업무 회의나 공식 석상에 같이 다니는 걸 보고 엄청 워커홀릭인데 가정적이기도 한건가.. 특이하다.. 라는 생각이 들었다.
 

일론 머스크는 분명 변덕스럽고 하드코어적이고 자신의 뜻과 맞지 않으면 타인에게 상처주는 걸 서슴지 않아 '머스크 대면 후 고통 장애'를 불러일으키는 사람이지만
늘 생명과 우주를 생각하고 인류를 보살피고자 하는 사람임은 분명하다. 그렇기 때문에 그 많은 훌륭한 엔지니어들이 일론 머스크와 일하고 싶어하는 거겠지.
(적어도 이 책에는 그렇다고 쓰여있다.)
 

여러분이 그 모든 고난의 과정을 감내하면서 추진하고 있는 이 과업은
지구상에서 가장 멋진 일입니다.
늘 그 사실을 명심할 필요가 있습니다.
그 무엇보다도 훨씬 멋진 일입니다.
두 번째로 멋진 일은 무엇일까요?
한번 생각해보세요.
그게 무엇이든 이것과 비교나 되겠습니까?


스타십을 비롯한 자율주행, 휴머노이드, 뇌 이식 칩 등..
그가 하고자 하는 모든 일들을 응원한다.
절대 주식을 사서 하는 말이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