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록요시모토 바나나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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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동네에 반디앤루니스가 있는걸 발견하고 반가운 마음에 들어가서 읽은 책. 글이 전부 짧막짧막한 에세이 형식이라 선 자리에서 다 읽어버렸다. 근데 솔직히 책 내용에 비해 가격이 너무 쎈듯하고 개인적으로는 무라카미 하루키의 '비밀의 숲'이 더 재밌었다는.. 그래도 서점에 서서 보기에는 최고였던 책!
눈을 뜨는 순간에만 조금 슬프다. 얇게 구름 낀 하늘을 올려다보고는, 잠든지 꽤 오래되었다는 것을 안다. 잘 생각은 없었는데, 하루를 그냥 날려버렸네.. 하고 멍하니 생각한다. 굴욕적인 후회 속에서 나는 그만 가슴이 서늘해진다.
이 책을 읽는내내 난 나 자신의 안으로.. 안으로.. 침잠하였다. 그리고 내 안에 내재된 외로움과 고독감, 그리고 우울함.. 이 모든것들을 하나씩 차례로 만날 수가 있었다. 하루종일 방안에 틀어박혀 쉬지도 않고 책을 읽어나가다가 마지막 장을 넘기는 순간 나는 그만 울어버리고 말았다. 결국.. 그 날 난 잠들기 전까지 계속 울었다. 아니, 울다 지쳐 잠들었다는 표현이 더 맞을지도 모르겠다. 사실 책의 줄거리가 슬펐던것은 아니다. 책의 주인공들도 그렇게 우울하거나 절망스럽지는 않았다. 하지만.. 덤덤함에서 묻어나오는 서글픔.. 그것이 나를 끝없이 서럽게 만들었다. 인간은 모두 나약하다. 그저 강한척 삶을 살아가고 있을뿐이다. 하지만 위험한 건 자기연민.. 자기연민에 한 번 빠져버리면 끝없는 나락으로 추락하게..
금기. 이 책의 전부를 담고 있는 단어. 자살, 근친상간, 동성애 등의 무거운 소재들을 독특한 문체로 얘기하고 있는 소설. 몽환적인 느낌을 기대하며 읽었는데 생각보다는 그다지.. 요시모토 바나나에 대해 너무 많은 기대를 했나보다. 문득 은희경의 '그것은 꿈이었을까'가 다시 읽고 싶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