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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의 죽음이 타인에게 주는 슬픔의 크기는 어느 정도일까. 가끔은 슬픔의 본질에 대해 의문에 생긴다. 그것이 죽은자에 대한 애도인지, 남겨진 본인에 대한 연민인지. 한여름의 추억이란 드라마를 보면서 한 사람의 죽음이 너무나 현실적으로 그려져있는 것에 대해 절로 탄식이 나왔다. 그래, 저게 현실이지. 러브레터같은 스토리는 정말 영화일 뿐인거지. 지금의 자신이 너무 거지같아서 누군가에게 사랑받았던 그 언젠가의 일들이 전부 꿈 같다고 말하던 주인공의 죽음이 자살이 아닌 타살이어서 그나마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엄청 빛났었던 것 같은데 단숨에 초라해졌어. 꼭 누가 불 끄고 가버린 것 같아. 분명 사방이 빛났던 때도 있었던 것 같은데.』
이 영화를 처음 봤던게.. 대학교 1학년 여름방학이었던 걸로 기억한다. 오프닝과 엔딩때 나오던 애니메이션이 참 인상적이었던.. 문득 다시 보고싶어져 어제부터 핸드폰으로 무한반복 중인데 다시 봐도 뭔가 느낌이 싱그럽다. 그 무렵, 난 방학을 맞아 기숙사 짐을 빼고 여수에 내려가 고딩 친구들이랑 두달짜리 토익 강의를 들으면서 영어공부를 핑계로 신나게 놀았고, 지연이랑 헬스장 다니면서 운동 대신 거기 있던 펌프에 푹 빠져 지내기도 했고, (우린 노바소닉의 또다른 진심을 눈 감고도 S 맞을 만큼 수준급이었다. ㅋㅋ) 지연이 부모님이랑 친구들 네명이서 망상 해수욕장에 놀러도 갔었는데.. 아마 이 영화를 그 무렵에 봤기 때문에 내 머릿속에 더욱 싱그럽게 각인되어 있는게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든다. 보고, 또 봐도 기..
마지막 한 잔의 커피 마시지 말걸 그랬어 드라마 마지막 편도 다음에 볼걸 그랬어 누군가에겐 익숙하지만 내게는 낯선 새벽 세시 잠 못 드는 이 밤 비도 내리지 않고 아른아른 빛나는 별 하나 천천히 내게 다가와 살며시 꺼낸 우리 이야기 해묵은 기억들 하나둘씩 떠올라 별빛 따라 반짝이네 골목길 가로등길 아래서 사랑을 속삭이는 연인들 우리 함께 나눈 비밀스런 얘기들 새벽바람 따라 실려 오고 천천히 내게 다가와 살며시 꺼낸 우리 이야기 해묵은 기억들 하나둘씩 떠올라 바람 따라 일렁이네 나지막이 불러보는 너의 이름은 새벽 공기처럼 낯설고 아득한 기억 너머 너의 모습 그리다 아침이 오겠지 아침이 오겠지 어느덧 벌써 굿모닝 이제 우리는 굿바이 새벽 먼지 따라 흩어지는 기억들 졸린 눈을 비비며 안녕 안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