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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기

즐거운 나의 집

정미나 2009. 5. 7. 01:29
남자와 여자가 만나서 사랑을 한다.
사랑이 깊어져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고,
그렇게 한 가족이 탄생한다.

가족..
내게 있어 가족이란.. 슬픔이다.
아주 어렸을때부터 쭈욱 그랬다.
엄마의 세상도 슬프고
아빠의 세상도 슬프다.
우리는 왜 만나게 되었을까.
만약 우리가 만나지 않았더라면
우리의 세상은 좀 더 즐거울 수 있었을까.

얼마전 아빠가 아프시다는 말을 듣고서야 깨달았다.
내가 그를 사랑하고 있었다는 걸..
그리고 그의 인생을 안쓰러워하고 있었다는 걸..
어쩌면 나보다 백배는 더 외로웠을 그를 생각하니
마음이 아파 눈물이 났다.

엄마, 아빠, 그리고 나.
생각해보니 우린 같이 찍은 사진이 단 한장도 없다.
참 쓸쓸한 현실..
오랜만에 만난 아빠의 모습은 많이 약해보였고
난 한번쯤 그의 손을 잡아주고 싶었지만
결국 그러지 못했다.

이런 내가.. 이렇게 못난 내가
나중에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아
행복한 가정을 이룰 수 있을까..
정말이지 자신이 없어졌다.

다행히 수술이 무사히 끝나 한시름 놓았지만
겁이 난다.
먼훗날 그가 내 곁을 떠나게 된다면
난 아마 그에게 했던 차가운 말들과 잘못들로 인해
이 세상에서 가장 커다란 슬픔과 마주하게 될 것 같다.


즐거운 나의 집
간절하게 원하지만 정말 갖기 힘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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