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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iary

보라매공원

정미나 2009. 8. 31. 03: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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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른아침,
이사오기 전부터 가봐야지 생각만 했었던
보라매공원으로의 산책.

무작정 표지판만 보고 걸어가면서
예상했던거보다 꽤 멀군, 생각하는 순간
어딘지 모를 낯설지 않음이 밀려왔다.
뭐지.. 주위를 둘러보다 내 눈에 들어온 건
공원 근처에 있던 보라매병원.

아..
작년에 형권씨 장례식때 여기 왔었구나.
왜 까맣게 잊고 있었지..

그 어떤 시간보다도 행복했을 신혼여행 도중에
부인과 함께 죽어버린 회사 동기의 장례식에서
그래도 같이 죽어서 다행인가,
혼자 생각했었던 기억이 났다.

몇개월 지나지도 않았는데 잊어버리다니..


죽는건 두렵지 않다.
다만..
내가 이 세상에서 숨쉬었던 시간들이
모두 잊혀져버려
마치 처음부터 없었던 시간처럼
되어버리는 게
조금 슬픈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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