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언제나 계절의 문턱에 들어설 즈음이면
지난해의 이 즈음을 떠올리게 된다.
보통은 엊그제 같은데 벌써 일년이 지났네 하겠지만
지금의 기분은 뭐랄까..
까마득한 옛기억을 애써 되살려내기라도 하듯
어딘지 아득하고 한참 과거의 일을 회상하는 듯한..

일년도 채 안되는 시간동안 참 많은 것들이 변했다.
주변 환경이 변했고,
주변 사람들이 변했고,
내가 느끼고 생각하는 것들이 변했다.
조금씩 강해지고 있는 내가 보여 기쁘기도 하고
이렇게 조금씩 어른이 되는건가 하는 생각에
두렵기도 하다.

지금의 나로선
일년 후의 나조차 딱히 이렇다 예측하기가 어렵지만
그래도 늘 같은 일상에 지쳐있던 예전보단
지금이 더 좋다.
여기저기서 새로운 일들이 발생하고,
그로 인해 예측하지 못했던 상황들에 직면하고,
거기에 대처하기 위해 고민하는 내 모습들이
왠지 흥미롭게 느껴진다.
이런게 '삶'이라는 거구나 조금씩 느껴진다고 하면
너무 거창할까..

내가 떠나온 그 곳은 여전히 그대로인지..
나와 작별한 그대들은 잘 살아가고 있는지..


이렇게 2009년 가을이 찾아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