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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희경『꿈속의 나오미』 본문

은희경『꿈속의 나오미』

정미나 2007. 8. 20. 14:58


저는 슬픔을 잘 견디지 못해요.  
사람들은 모두 다 슬픔을 잘 참는 것 같아요.
어떻게 그처럼 슬픔에 아랑곳하지 않고 살아갈 수 있죠?
슬퍼도 일을 하고 먹기도 하고 영화도 보고.
그러다보면 슬픔이 사라지기도 한다면서요?
젬마 수녀님은 기도를 하면 슬픔이 사라진다고 말하곤 했지요.
하지만 저는 잘 안 됐어요.
당신은 어떻게 해요?
당신도 슬플 때는 울겠지요?

모르긴 해도, 슬플 때는 시간을 정해놓고 실컷 슬퍼하는 게 어때요.
무엇 때문에 그처럼 슬퍼했는지 그런 자신이 이해가 안 돼서 어리둥절해질 때까지 말예요.

어떻게요?
그러니까, 물병 속의 물처럼 계속 마셔서 없애는 거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