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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9월 아차산, 그리고 심상화

정미나 2019. 9. 21. 0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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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의 끝자락에 찾은 아차산
추석 연휴 아이방을 대청소하느라 지쳐서
그냥 쉴 생각이었는데
연휴 마지막 날 어쩐지 새벽에 눈이 떠졌고
비가 오던 전날과는 다르게
너무나 맑은 하늘이 펼쳐져 있어
무언가 숙명인 듯 다시 산에 올랐다.

2보루

아쉽게도 5보루는 공사중이어서 오르지 못했다.

3보루

작년처럼 수크령이 무성할거라 기대하고 찾은 4보루는 의외로 휑했다. 아래 사진에 보이는 수크령이 전부.. 이제 그 환상적인 자태는 볼 수 없는건가. 10월에 다시 와봐야겠다.

아차산의 끝자락에 서서 시작한 심상화
원래는 5보루에 올라 하는데 오늘은 못 올라가니까.

어느날 아침 나는 내가 꿈꾸던 집에서
창밖을 바라보며 선 채로 차를 마시고
무언가 평화로운 분에 겨있다.

잠에서 깬 아들이 방에서 나오며 "엄마-" 하고 부르고 난 "응-"하며 뒤를 돌아보는데
아들이 어느새 훌쩍 자라있다.

그런데 그 순간 나도 모르게 서운한 감정이 북받혀 올랐고 그 느낌이 현실의 나에게까지 너무나 실감나게 느껴져 왈칵 눈물이 났다. 나는 많이 자라버린 아들을 보며 예전 조그맣고 귀엽던 아들의 모습을 떠올리고 있었다.
마치 미래의 내가 지금의 나를 그리워하고 있는 것 같은 느낌..
가능태의 저 먼 섹터에 있는 내가 이미 현실화된 나에게 지금의 순간들을 소중히 여기라고 말해주고 있는 것 같았다.

심상화를 하다보면
처음엔 내 의지대로 스토리가 흘러가지만
어느 순간부터 그냥 저절로 흘러가는 상황들을 그저 지켜만보게 될 때가 있다.
그게 무언지 지금의 나로서는 알 수가 없다.

산을 내려오는 동안
내가 머무르고 있는 현재라는 곳에 대해
계속 생각했다.
산을 올라올때와는 뭔가가 달라진 것 같은 느낌이 들어 트랜색션에 대해서도 생각했다.


『아시다시피 가능태 공간의 각 섹터들은
저마다 다른 시나리오와 무대장치를 가지고 있다.
그 차이의 크기는
섹터 사이의 상대적 거리에 비례한다.
물질적 실현점의 움직임은
균일하게 일어나기 때문에 눈에 띄지 않는다.
시계 시침의 미세한 움직임을 알아차릴 수 없듯이
이 움직임을 포착할 수가 없는 것이다.
뉘앙스의 눈에 띄는 변화는
한 인생 트랙으로부터 다른 인생트랙으로
갑작스럽게 옮겨가는 일이 생길 때만 느껴진다.
그럴 경우에 당신은 주의를 확연히 끄는 어떤 '기미'를 발견할 것이다.』




아래는 9월초 맹꽁이와 등산이라기보단 산책했던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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