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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학교, 정확히는 국민학교를 다녔던 그때 그 시절을 떠올리다보면
생각나는 친구들이 몇몇 있다.
그 중 가장 날 미소짓게 만드는 친구였던 하나.
지금 생각해보니 그때 당시 그 아이의 집안 형편이 썩 좋지는 않았던 것으로 판단되는데
이건 지금 나의 생각이 그렇다는 거고 사실 그 나이때의 우리는 그런것들에 크게 신경쓰지 않았었다.
더 정확히 말하자면 그런 판단 자체를 하지 않았던 것 같다.
우리집보다 학교에서 가까웠던 하나네 집을 나는 뻔질나게도 드나들었는데
그때마다 부스스한 머리로 반갑게 맞아주시던 어머니와
왕왕거리며 달려들던 자그맣던 강아지와
뭐가 그리도 좋았는지 끊임없이 깔깔거리며 같이 먹던 라면이
마치 하나의 장면처럼 고스란히 기억속에 남아있다.
신기하게도 학교 앞에서 몇백원에 팔던 병아리가
하나네 집에만 가면 닭이 될 때까지 무럭무럭 자라나는 기적을 보여줬었는데
아마도 그 집에 넘치던 따뜻한 기운 덕분이지 않았을까,
그리고 그 시절의 내가 별다른 장난감도 없던 그 집을 그렇게 가고 싶어했던 것도
다 놀고 집으로 돌아가던 길에 절로 콧노래가 흘러 나왔던 것도
다 그 따뜻한 사랑의 기운 덕분이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
이제 다음달이면 학교에 입학하는 아이를 보고 있자니
걱정 반, 설렘 반.. 만감이 교차한다.
우리 아이가 따뜻하고 인정스러웠던 하나같은 친구를 많이 만났으면 좋겠다.
그리고 우리 아이도 다른 누군가에게 하나같은 친구가 되어주었으면 좋겠다.
내 어린 시절 친구 강하나가
어딘가에서 여전히 행복한 웃음을 지으며 살아가고 있길 바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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