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록슬픔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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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경신『그림같은 세상』
뭔가가 시작되고 뭔가가 끝난다. 시작은 대체로 알겠는데 끝은 대체로 모른다. 끝났구나 했는데 또 시작되기도 하고 끝이 아니구나 했는데 그게 끝일 수도 있다. 아주 오랜 세월이 흐른 후 아 그게 정말 끝이었구나 알게 될 때도 있다. 그 때가 가장 슬프다.
책
2009. 5. 1. 21:10
은희경『꿈속의 나오미』
저는 슬픔을 잘 견디지 못해요. 사람들은 모두 다 슬픔을 잘 참는 것 같아요. 어떻게 그처럼 슬픔에 아랑곳하지 않고 살아갈 수 있죠? 슬퍼도 일을 하고 먹기도 하고 영화도 보고. 그러다보면 슬픔이 사라지기도 한다면서요? 젬마 수녀님은 기도를 하면 슬픔이 사라진다고 말하곤 했지요. 하지만 저는 잘 안 됐어요. 당신은 어떻게 해요? 당신도 슬플 때는 울겠지요? 모르긴 해도, 슬플 때는 시간을 정해놓고 실컷 슬퍼하는 게 어때요. 무엇 때문에 그처럼 슬퍼했는지 그런 자신이 이해가 안 돼서 어리둥절해질 때까지 말예요. 어떻게요? 그러니까, 물병 속의 물처럼 계속 마셔서 없애는 거예요.
책
2007. 8. 20. 14:5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