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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미나 2009. 6. 14. 23:28
이사를 앞두고 이것저것 물건을 정리하다보니
참 별의 별개 다 나온다.
이번엔 정말 웬만한 건 다 버리고 가자고 결심한 까닭에
최근 3년이내에 쓰지 않았던 물건들은
종류를 불문하고 전부 쓰레기통으로 넣었건만
차마 버리지 못하는 그것,

오래전 받았던 편지들, 축하 카드들,
내가 썼던 자물쇠 채워진 일기장,
그리고 다 버린줄 알았던 옛사랑의 흔적들..

짐 정리 하다말고 주저 앉아서
편지랑 카드랑 하나하나 꺼내 읽어보고
2001년에 썼던 일기장도 들춰보고
예전 애인이 받았던 수료증(?) 비슷한 걸 보고는
'이게 왜 여깄지?' 반가운 마음부터 들더니
'부쳐줄까?' 하는 생각까지 드는게 오지랖도 넓지..
결국 모두 버리지 못하고 도로 상자에 넣어두었다.

바보..
그 많은 추억들 꾸역꾸역 다 챙겨가서
나중에 어쩌려고 그러니..
그들은 벌써 오래전에 잊어버린
반쪽자리 추억일지도 모르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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