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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아직도 집값 `떠블` 기대하세요?

정미나 2010. 11. 4. 16:13

"부동산시장 리스크 갈수록 다양해지고 한국인 가계 자산에서 부동산 비중 80% 넘는데 컨설팅 전문가 태부족…부동산자산관리사 키워야"

#. 집값에 대해 세계에서 가장 내공이 깊은 사람을 꼽으라면 아마도 로버트 실러 예일대 교수일 것이다. 실러는 글로벌 금융위기 이전 미국 부동산시장 거품 붕괴를 정확하게 예측해 노벨경제학상 후보로 이름이 오르내리는 경제학자다. 미국의 대표적인 주택가격지수인 `케이스 실러 지수`도 그가 미국 경제학자 칼 케이스와 함께 만들었다.

그런 실러조차도 최근엔 집값 전망을 꺼린다. 기자들이 주택가격을 예측해 달라고 하면 으레 "전망하기가 매우 어렵다" "집값이 어디로 갈지 알 수 없다"는 전제를 깔고 대답한다. 그만큼 시장 전망은 어려운 일이다. 오죽하면 `신의 영역`이라고까지 할까.

#. 요즘 시중엔 부동산 시장이 어디로 갈지 정보를 찾는 데 혈안인 사람이 많다. 굵직굵직한 국내외 뉴스가 연일 터져 나오지만 그래도 세간의 관심은 주식과 아파트값이 먼저다. `G20 정상회의`니 `글로벌 통화전쟁`이니 `김정은 권력세습`이니 해도 주가나 집값 전망 기사에 클릭이 훨씬 더 몰린다.

정부가 지난 8월 29일 부동산 대책을 발표한 이후 달포가 지났는 데도 시장에 이렇다할 반응이 나타나지 않자 서서히 안달이 나기 시작했다. "지금이 집을 살 때가 아니냐" "서울 아파트값이 곧 폭락한다는 데"…. 신문사로 끊임없이 걸려오는 전화에 속 시원하게 답변해 줄 수 없으니 난감할 때가 많다.

부동산 담당 데스크로서 매일 전문가들과 시장 얘기를 나누지만 집값이 오를지 내릴지에 대해서는 의견이 모두 달라 아직도 확신을 갖지 못한다. 그러나 과거처럼 사놓기만 하면 집값이 오르던 시대는 지났다는 데는 대부분 전문가들이 동의한다. 오른다고 하더라도 옛날처럼 크게 오르기 어려우니 집값이 올라서 생기는 자본이득보다는 임대ㆍ운용수익이 더 중요해진다는 얘기다.

#. 시장환경이 이렇게 바뀌면 그에 맞게 포트폴리오를 구성해 체계적으로 투자전략을 수립해 주는 전문가가 필요하다. 선진국에는 이미 부동산자산관리 공인자격제가 도입돼 세계적인 프랜차이즈로 발전해 있지만 우리나라는 아직 관련 제도가 정비돼 있지 않다. 미국의 경우 1933년부터 부동산자산관리사 자격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통계를 보면 1999년부터 2007년까지 우리나라 가계 자산구성(순자산)에서 부동산이 차지하는 비중은 평균 85.2%로 나타났다. 이 정도로 부동산 비중이 높은 데도 제대로 부동산관리ㆍ상담을 받을 만한 전문가가 없다.

오는 11월 7일 국내에서 처음으로 민간 부동산자산관리자격 시험이 치러진다. 사단법인 한국부동산자산관리사협회와 매일경제가 전문가에 의한 부동산자산관리 시대를 앞당기기 위해 도입한 자격제도다. 연내 첫 시험 합격자가 나오면 새롭게 부각되고 있는 `부동산자산관리사`라는 업역(業域)에 대한 관심도 높아질 것이다.

#. 자산관리사가 금융자산을 맡아 불려주듯 부동산자산관리사는 개인이나 기업의 부동산을 관리하고 늘려주는 일을 한다. 고객의 부동산에 대해 합리적인 운영과 관리에 대해 조언하고, 최대 투자 수익을 낼 수 있는 부동산 상품을 소개해서 거래가 이루어질 수 있도록 조언하는 일이다. 부동산 관련 세금이나 권리분석 등에서도 두루 조언과 의견을 낸다.

부동산자산관리사 자격증은 공인중개사의 `스펙`을 보다 넓히는 데도 도움이 될 것이다. 앞으로 중개업소나 법인은 부동산개발, 세무, 법무, 부동산컨설팅, 부동산자산운용, 국ㆍ공유지 매매ㆍ임차대행ㆍ건물임대 관리 등을 담당하는 고부가가치 종합서비스산업으로 진화할 것이다. 이렇게 되면 부동산에 대한 전문지식과 금융지식, 수익률 분석, 리스크 관리에 대한 `스펙`을 갖춘 공인중개사만이 살아남을 수 있다.

부동산자산관리사는 앞으로 올바른 부동산 투자시장을 확립해 우리나라 부동산 시장을 선진화하는 데 큰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황봉현 부국장 겸 부동산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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