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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미나 2014. 11. 18. 03:21
수능을 보았다.

오랜시간 난 나름 최선을 다했고
최선을 다한만큼 과정도 순조로웠기에
주변에선 다들 어느정도 기대하는 눈치였다.
나 역시 내가 잘할 수 있으리라 믿었고
내 미래에 대한 핑크빛 상상으로
마음이 부풀어 오르고 있었다.

하지만 난 결과적으로
수능에 실패했다.
상위 1%까지 갔었던 성적이
7%대로 곤두박질쳤고
결국 원하던 학교도, 학과도 갈 수 없었다.

그동안 나의 노력이 무너지는 순간이었지만
난 애써 덤덤하려 했고
그래서인지 사람들은 내가 얼마나 상심이 큰지
눈치채지 못했다.
어느 누구보다 위로가 필요했지만
아무도 나에게 수고했다고 말해주지 않았다.
난 그저 전쟁터에서 패배한 패잔병에 불과할 뿐이었다.


자책과 미련과 슬픔의 감정들이 뒤엉켜
몸도 마음도 만신창이가 된 밤이다.

마치 그때의 나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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