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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기

1988 - 정재형

정미나 2011. 8. 17. 18:57




내 마음 한 구석 멈춘 시간 속에
작은 공터 하나 아직 남아 있어
그날의 희망이, 그날의 절망이
시린 햇살 속에 뒹굴고 있는 곳
이제는 피지 않는 꽃들이 피어나고
더는 들리지 않는 노래, 그 소리가 들려오네
목놓아 불렀지
우린 믿었으니까
노래가 세상을 흔들 수 있다고

다들 잘 있는지 어떻게 지내는지
거리를 메웠던 얼굴, 그 얼굴들
그날의 그 꿈을 일상과 바꾼 채
괜스레 서러운 하루는 이렇게 흘러가네
목메어 부르지
나즈막한 소리로
노래가 세상을 흔들 수 있다고


목놓아 불렀지
우린 믿었으니까
노래가 세상을 흔들 수 있다고

............................................................................

1988년, 그 무렵 삼촌은 서울로 대학을 갔다.
방학때면 들고왔던 수많은 노래 테잎들..
그땐 어려서 몰랐다.
그 노래들에 그렇게 수많은 슬픔과 염원이 담겨있는 줄..

지금도 우주 어딘가에서 흥얼거리고 있을테지.
이젠 부디 서럽지 않았으면 좋겠다.



무한반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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