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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미나닷컴
보라매공원
이른아침, 이사오기 전부터 가봐야지 생각만 했었던 보라매공원으로의 산책. 무작정 표지판만 보고 걸어가면서 예상했던거보다 꽤 멀군, 생각하는 순간 어딘지 모를 낯설지 않음이 밀려왔다. 뭐지.. 주위를 둘러보다 내 눈에 들어온 건 공원 근처에 있던 보라매병원. 아.. 작년에 형권씨 장례식때 여기 왔었구나. 왜 까맣게 잊고 있었지.. 그 어떤 시간보다도 행복했을 신혼여행 도중에 부인과 함께 죽어버린 회사 동기의 장례식에서 그래도 같이 죽어서 다행인가, 혼자 생각했었던 기억이 났다. 몇개월 지나지도 않았는데 잊어버리다니.. 죽는건 두렵지 않다. 다만.. 내가 이 세상에서 숨쉬었던 시간들이 모두 잊혀져버려 마치 처음부터 없었던 시간처럼 되어버리는 게 조금 슬픈거지.
일기
2009. 8. 31. 03: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