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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약 지금 누가, 우리가 하고 있는 것이 진짜 사랑이라고 보장해 준다면 나는 안도감에 그 사람의 발치에 무릎을 꿇으리라. 그러나 행여 그렇지 않다면, 이 사랑이 지나가고 마는 것이라면, 나는 지금처럼 마냥 잠만 자고 싶으니 그의 전화벨 소리 따위 알아듣지 않았으면 좋겠다. 지금 당장 나를 혼자 내버려둬 줬으면 좋겠다. 그런 불안감에 지친 마음으로 나는 그를 만난 지 일년 반이 되는 여름을 맞았다.
나는 많은 사람을 사랑하고 싶진 않다. 많은 사람과 사귀기도 원치 않는다. 나의 일생에 한 두 사람과 끊어지지 않는 아름답고 향기로운 인연으로 죽기까지 지속되길 바란다.
한마디로 참 유쾌한 책. 한동안 지하철과 버스에서 나를 킥킥거리게 만든 책이다. 아쉽게도 분량이 얼마 되지 않아 그 즐거움도 며칠 가진 못했지만 아무튼 읽는 동안 잠시나마 가벼워질 수 있었다. 역시 유머러스한 사람은 남을 즐겁게 하는 능력이 탁월한 것 같다. 우울할 때 읽어보면 좋을 법한 책.
저는 슬픔을 잘 견디지 못해요. 사람들은 모두 다 슬픔을 잘 참는 것 같아요. 어떻게 그처럼 슬픔에 아랑곳하지 않고 살아갈 수 있죠? 슬퍼도 일을 하고 먹기도 하고 영화도 보고. 그러다보면 슬픔이 사라지기도 한다면서요? 젬마 수녀님은 기도를 하면 슬픔이 사라진다고 말하곤 했지요. 하지만 저는 잘 안 됐어요. 당신은 어떻게 해요? 당신도 슬플 때는 울겠지요? 모르긴 해도, 슬플 때는 시간을 정해놓고 실컷 슬퍼하는 게 어때요. 무엇 때문에 그처럼 슬퍼했는지 그런 자신이 이해가 안 돼서 어리둥절해질 때까지 말예요. 어떻게요? 그러니까, 물병 속의 물처럼 계속 마셔서 없애는 거예요.
나이가 들면서 나는 내 자신이 가지고 있는 나약함에 대처하는 방법을 아주 자연스럽게 알게되었다. 그 방법이란 바로 남들 앞에서 강해보일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있는 그대로 내가 가지고 있는 약점을 인정하고 가능한 한 유리하게 바꿔보자고 생각한 뒤에야 열등감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나이를 먹어 좋은 일이 많습니다. 조금 무뎌졌고 조금 더 너그러워질 수 있으며 조금 더 기다릴 수 있습니다. 무엇보다 저 자신에게 그렇습니다. 이젠, 사람이 그럴 수도 있지, 하고 말하려고 노력하게 됩니다. 고통이 와도 언젠가는, 설사 조금 오래 걸려도, 그것이 지나갈 것임을 알게 되었습니다. 사랑이라는 이름으로 학대가 일어날 수도 있고, 비겁한 위인과 순결한 배반자가 있다는 것도 알게 되었습니다. 사랑한다고 꼭 그대를 내 곁에 두고 있어야 하는 것이 아니라는 것도 알게 되었습니다.
우선 이 책을 읽는 내내 매우 부끄럽고 정곡을 찔리는 느낌이 들었음을 고백한다. 작가가 프로그래머들에게 지적하는 부분 부분들이 죄다 나에게 던지는 충고라고 느껴지는 순간 난 개발자로서 그 동안 엉터리였음을 깨닫게 되었다. 하나, 깔끔한 코딩! 어떤 프로그램이든지 개발자라면 한눈에 봐도 깔끔하다는 인상을 주는 프로그램을 짜야 한다. 주석을 다는 것은 필수요소이고 누가 봐도 처음부터 끝까지 이해할 수 있도록 체계적으로 코딩을 해야 한다. 솔직히 나는 평소에 주석 다는 것을 무척 귀찮아 했었다. ‘내가 짠 프로그램이니 나만 알아볼 수 있으면 되지.’ 라는 생각이 베이스에 깔려있었던 것 같다. 작가의 표현을 빌자면 내가 바로 ‘핵폭탄’이었던 것이다. 하지만 이제부터는 변화할 것이다. 내가 무슨 프로그램을 짜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