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록일기 (3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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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따금씩 어.. 이거 뭔가 꿈인것 같은데.. 라고 느껴질때면 나는 내 살을 꼬집어보는 습관이 있다. 예전에는 현실일 경우 통증이 느껴지고 꿈일 경우 통증이 느껴지지 않아 지금 이 상황이 꿈인지 아닌지 곧잘 알아채곤 했었는데 요새는 이상하게 꿈속에서 꼬집어도 통증이 느껴진다. 아픔을 느끼고선 아.. 꿈이 아니군 생각했는데 잠에서 깨고 보니 꿈인걸 알았을때 묘한 배신감까지 느껴지는 것이다. 왜일까.. 왜지?
굉장히 쏜살같이 지나간 것 같은데 그래도 적어놓고 보니 꽤 많은 일들이 있었네. 그럼 이어서 이사분기도 화이팅! - 부산 여행중 코로나 걸려서 여수에서 요양 (1월) - 적금 (1월부터 월 520) - 출판사 계약 (1월) - DBA 교육 수강 (1월~2월) - 패스트캠퍼스 출강 (3월) - 유선배 SQLD 6쇄 작업 (3월) - YouTube 영상 10개 업로드 - 독서 (2권 완료, 4권 읽는중) - 굿윌스토어 기부 - 매주 자전거
2023년은 일복이 터진 해인가. 연초부터 출판 제의와 강의 요청이 물밀듯이 들어오고 있다. 예전의 나였다면 고민과 함께 덜컥 겁부터 먹었겠지만 (내가 잘할 수 있을까?) 요즘의 나는 정말 아~무 생각없이 스케줄이 허락하는 한 전부 수용하고 있는 듯 하다. 이제는 그냥 아는 것 같다. 일단 일을 저질러 놓으면 미래의 내가 어떻게 해서든 전부 수습 하리라는 것을.. 그래서, 1월의 내가 저질러 놓은 일을 수습하느라 2월의 나는 샘플 원고 작성하고 강의 자료 준비하느라 내내 정신이 없다가 3월의 나는 또 뭔가에 홀린듯 50여명 앞에서 강의를 하고 있다. 그러나, 무덤덤한 것과 스트레스는 별개인지 어제는 급체를 했고 아직까지 한끼도 먹지 못했지만 이상하게 배가 고프지 않다. 가끔은 이런 생각이 든다. 지켜보는..
2022년 총 다섯개의 해바라기 씨앗을 심었다. 4월 무렵, 두개의 씨앗을 한 화분에 심었는데 마지막에 꽃을 피우긴 했지만 매우 허약하게 자라났다. 원인을 찾아보니 일단 화분이 너무 작았고 그 좁은 곳에 두개의 씨앗이 모두 발아해서 그런것 같았다. 그래서 6월 무렵 더 큰 화분을 사서 씨앗을 하나만 심었다. 하지만 무슨 일인지 중간까지 자라던 해바라기는 얼마 못 가 죽고 말았다. 이번엔 장마가 원인이었다. 아니 더 정확하게 말하면 장마때문에 습기가 많은데 내가 물을 원래 주던대로 준게 이유인 듯 했다. 과습. 그 후, 8월에 심은 씨앗은 발아하지 못했다. 몇날 며칠을 기다리다 흙을 파보았더니 벌레들이 돌아다니고 있었다. 그래서 흙에 살충제를 뿌리고 벌레들이 사라지길 기다렸다. 이윽고 9월이 되었고 나는 ..
이대로 이대로 더 길 잃어도 난 좋아 노를 저으면 그 소릴 난 들을래 먼 훗날 그 언젠가 돌아가자고 말하면 너는 웃다 고갤 끄덕여줘 https://youtu.be/6GLN9vcd63U 요 근래, 마치 한 주가 한 달인 듯 상황이 급속도로 전개되며 하루하루 감정의 기복이 심하게 요동쳤다. 7월의 나와 8월의 나, 그리고 8월의 나와 9월의 나 그 간극이 너무나 커서 마치 1년은 지난 것 같은 느낌이 든다. 9월의 나와 10월의 나 또한 그러하리라. 하루는 희망으로 벅차올라 마음이 하늘로 두둥실 떠오르고 하루는 불안감이 엄습하여 나의 마음을 갉아먹고 둘 곳 몰라 정처없이 떠돌던 마음에 어느덧 평화가 찾아왔다. 이제 벌여놓은 일들을 또다시 잘 수습하면 된다. 10월의 나야, 잘 부탁한다. 『 어느 외딴섬 로맨..
이주 전, 루비콘 안에서 쪽잠을 잔 뒤부터 오른쪽 어깨가 아팠었는데 원래대로라면 하루 이틀 후 나도 모르는 새 괜찮아졌어야 할 근육통이 지금까지 나를 괴롭히는 바람에 난생 처음으로 한의원에 가서 침을 맞았다. (나이를 먹으니 이제 회복도 이리 더딘 것이냐.) 딱히 아는 곳이 있는 것도 아니어서 맹꽁이 등교 시키고 학교 근처 병원을 네이버 지도 보고 찾아갔는데 오.. 입구부터 뭔가 심상치 않은 기운이.. 아니, 진료시간이 새벽 6시부터가 아니겠어요? 나도 나름 아침형 인간이라 자부하는데 이렇게 나보다 더한 새벽형 인간을 마주할 때면 뭔가 경외감까지 느껴지는 것이다! 병원 문을 열고 들어가니 차를 드시고 계시는 백발의 의사 선생님이 보였다. 음.. 뭔가 백발이고 한방 냄새가 나는 차를 들이키고 계시고.. 절..
『확실해? 봄이 오면 다른 사람 돼 있는거. 추앙하다보면 다른 사람 돼 있을거라며.. 한번도 안 해봤을거 아니예요. 난 한번도 안 해봤던 걸 하고나면 그 전하고는 다른 사람이 돼 있던데..』 봄에서 여름으로 넘어가던 무렵 화창했던 어느날 아침, 눈을 뜬 후 차 한잔을 마시고 자전거를 타고 마트에 가서 하얀색 페인트와 젯소와 붓을 샀다. 집으로 돌아와 오래된 가구들에 사포질을 하고 젯소를 칠한 뒤 말리고 페인트를 바르고 또 말리고 페인트를 칠하는 작업을 반복했다. 며칠동안 아무도 만나지 않고 아무 말도 내뱉지 않고 그렇게 묵묵히 페인트만 칠했다. 뭔가 변화하고 싶었다. 그때의 나도 드라마 속의 미정이처럼 무언가 보이지 않는 틀 속에 갇혀있는 기분이었던 것 같다. 그리고 그걸 깨고 나오고 싶었던 것 같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