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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인과 얼마이상의 시간동안 별다른 교류가 없게되면 슬슬 불안감이 고개를 들기 시작한다. 사회로부터 홀로 고립되어버린 느낌, 모든이들이 나만 두고 어디론가 흘러가버리는 느낌, 그런 느낌들이 너무 강하게 나를 자극시킬때면 무언가 환각상태에 빠지지 않고서는 못 견딜것 같은 느낌까지 드는것이다. 요즘들어 슬슬 그런 불안감이 고개를 디밀기 시작했다. 아마 내가 해야할 일들을 다 끝내서일거라 생각된다. 어서 새로운 일을 빨리 만들어야겠다. 이렇게 가다가 불안과 외로움이 극에 달해 마음에도 없는 사람에게 손 내밀게 되면 그건 정말 최악이니까.
우리 동네에 반디앤루니스가 있는걸 발견하고 반가운 마음에 들어가서 읽은 책. 글이 전부 짧막짧막한 에세이 형식이라 선 자리에서 다 읽어버렸다. 근데 솔직히 책 내용에 비해 가격이 너무 쎈듯하고 개인적으로는 무라카미 하루키의 '비밀의 숲'이 더 재밌었다는.. 그래도 서점에 서서 보기에는 최고였던 책!
이 영화를 보면서 참 독하다 싶을만큼 현실과 닮아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름답지 않아 인정하기 싫은 현실. 아름다운 사랑, 아름다운 연애, 아름다운 결혼. 이런것들은 과연 어디에 존재하는 것일까. 나이를 먹을수록 느는건 자조적인 웃음뿐.
지금 생각해보면 삶이란 자신의 정체성을 찾는 과정에 다름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자신이 진정 어떤 사람인지, 진정 어떤 일에 재능이 있는지를 끝내 모른 채 죽는다면 참으로 서글픈 일이다. 좋든 나쁘든 우리가 이곳에서 한평생을 살았기 때문에 세상이 조금은 달라졌기를 바란다. 훌륭한 삶의 구성요소란 살고, 배우고, 사랑하고, 유산을 남기는 것이다. 찰스 핸디의 책을 읽다보면 아리스토텔레스의 사상에 대해 더 알아보고 싶은 욕구가 생긴다. 철학에는 인간의 삶에 대한 수많은 지혜들이 내포되어 있음을 이제 조금 알 것 같다.
나의 마지막을 아쉬워하는 사람들을 보며 나도 이제부터 누군가에게 따뜻한 사람이 되어야지, 생각하고 또 생각했다. 을지로. 따뜻한 기억이 너무 많아져버린.. 많이 그리울 것 같다. 안녕~
이사를 앞두고 이것저것 물건을 정리하다보니 참 별의 별개 다 나온다. 이번엔 정말 웬만한 건 다 버리고 가자고 결심한 까닭에 최근 3년이내에 쓰지 않았던 물건들은 종류를 불문하고 전부 쓰레기통으로 넣었건만 차마 버리지 못하는 그것, 오래전 받았던 편지들, 축하 카드들, 내가 썼던 자물쇠 채워진 일기장, 그리고 다 버린줄 알았던 옛사랑의 흔적들.. 짐 정리 하다말고 주저 앉아서 편지랑 카드랑 하나하나 꺼내 읽어보고 2001년에 썼던 일기장도 들춰보고 예전 애인이 받았던 수료증(?) 비슷한 걸 보고는 '이게 왜 여깄지?' 반가운 마음부터 들더니 '부쳐줄까?' 하는 생각까지 드는게 오지랖도 넓지.. 결국 모두 버리지 못하고 도로 상자에 넣어두었다. 바보.. 그 많은 추억들 꾸역꾸역 다 챙겨가서 나중에 어쩌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