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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미나닷컴
겨울 시린 꽃봉오리에서 뜨거운 꽃이 열리듯 살아내는 것 자체가 가장 다행한 일이다. 우리는 아직 가보지 못한 곳이 많고 사랑하지 못한 일들이 많다. 세상의 모든 길은 길이 끝난 그곳에서 다시 시작한다. 당신의 뺨을 어루만지는 일이 이토록 소중한 일일 줄이야. 그리고 그것이 삶일 줄이야.
갑작스레 찾아온 행복은 늘 사람을 몽롱하게 만든다. 꿈인지 현실인지 분간하기 어려울만큼 마음이 두둥실 떠올라 마치 구름 위를 걷고있는 듯한 기분이랄까.. 어렸을 땐 그 기분 그대로를 온전히 만끽하는게 좋았다. 아.. 행복하다.. 아.. 행복하다.. 마음속으로 읊조리며 미소 짓다보면 행복한 기분 그대로가 피부로 느껴져서 좋았다. 그런데 요즘은 행복하면서도 마음이 여러 갈래로 나뉘는 듯하다. 이렇게 좋아도 되나 불안한 마음, 혼자만 행복한 것 같아 미안한 마음, 그럼에도 불구하고 끊임없이 날 포근하게 감싸주는 따뜻한 마음. 난 믿는다. 진심은 통한다는 말.. 그리고 혹여 통하지 않는다해도 진심을 다했을 때 미련이 없다는 걸 알고있다. 그래서 난, 진심을 방해하는 두려움을 없애기위해 오늘도 기도한다. 나를 생..
나를 둘러싼 모든 것들 그리고 우리가 가진 수많은 것들. 하루를 보내면서 내가 지니게 되는 것들은 나에게서 선택받은 것들이다. 여러 안경 중에서 자주 손이 가는 안경. 여러 스킨 로션 중에서 유난히 자주 바르게 되는 스킨 로션. 또 여러 양말 중에서도 너무 자주 신어 구멍 날 지경이 된 양말. "당신은 왜 그것만 입고 다니죠?" "당신은 왜 그 사람하고만 다녀요?" 하고 묻는다면 글쎄, 뭐라 대답할 수 있을까? 그것들은 내 자신과 나란히 있기 때문이다. 내 내부를 닮아 있고, 그래서 나를 드러내 주기 때문에 한없이 편안한 그 '무엇'으로 인정받는 것이다. 궁합이라고 말할 수 있을까. 아니면 인연? 아무튼 우리는 그 '무엇' 때문에 살 수 있고 또 살아진다. 그래서 우리는 누군가를 처음 만나면 이렇게 묻는..
무엇이든 자신이 태어나기 전보다 조금이라도 나은 세상을 만들어놓고 가는 것 당신이 이곳에 살다 간 덕분에 단 한 사람의 삶이라도 더 풍요로워지는 것 이것이 바로 성공이다. 많은 것을 뉘우치고, 깨닫고, 결심하게 만든 책. 성공한 삶을 이루기위해 좀 더 노력해야겠어.
이른아침, 이사오기 전부터 가봐야지 생각만 했었던 보라매공원으로의 산책. 무작정 표지판만 보고 걸어가면서 예상했던거보다 꽤 멀군, 생각하는 순간 어딘지 모를 낯설지 않음이 밀려왔다. 뭐지.. 주위를 둘러보다 내 눈에 들어온 건 공원 근처에 있던 보라매병원. 아.. 작년에 형권씨 장례식때 여기 왔었구나. 왜 까맣게 잊고 있었지.. 그 어떤 시간보다도 행복했을 신혼여행 도중에 부인과 함께 죽어버린 회사 동기의 장례식에서 그래도 같이 죽어서 다행인가, 혼자 생각했었던 기억이 났다. 몇개월 지나지도 않았는데 잊어버리다니.. 죽는건 두렵지 않다. 다만.. 내가 이 세상에서 숨쉬었던 시간들이 모두 잊혀져버려 마치 처음부터 없었던 시간처럼 되어버리는 게 조금 슬픈거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