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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미나닷컴
지금은 이 세상에 없는 사람의 흔적을 발견하게 되는 것은 사람의 가슴을 미치도록 먹먹하게 만든다. 그 사람이 떠난지 몇 년이 흘렀는지와는 무관하게 그 사람과의 모든 기억들이 커다란 쇳덩이가 되어 무겁게 가슴을 짓누른다. 나를 부르던 목소리, 나를 바라보던 미소, 내가 싫어하던 담배연기마저도 모두 현재의 슬픔이 되어 내 앞에 살아 숨쉰다. 미안해.. 정말 미안해.. 언젠가는 이말.. 꼭 하고 싶었어.. 정말.. 미안해...
태양이 고개를 드는 아침이 되면 산에 올라 걷고 또 걷는다. 그래서인지 저녁만되면 다리가 퉁퉁 붓고 지하철에 서 있기가 고통스러울만큼 발이 아프지만 일단 참기로 한다. 태양이 뜨겁게 내리쬐는 오후가 되면 졸음에 겨워 낮잠을 잔다. 한참을 잠에 취해 있다 깨어보면 내가 있는 이 곳이 어디인지 내가 존재하는 지금이 어느 시점인지 분간하기 어려울만큼 멍해지며 잠시동안 참을 수 없을만큼 울고 싶어지지만 일단 참기로 한다. 태양이 서서히 사라지는 저녁이 되면 하나, 둘 그리운 것들이 생각난다. 되돌리고 싶은 시간들, 보고싶은 사람들.. 전화라도 해볼까 핸드폰을 만지작 거리지만 일단 참기로 한다. 세상을 살아가는데에는 이보다 더한, 많은 참아야할 것들이 있다는 걸 알고 있으므로 이것쯤은 가볍게 견뎌보기로 한다. 그..
기어이 너를 사랑해야겠다는 다짐은 소금창고처럼 스르륵 허물어져 내리고 인생은 내내 이별 쪽으로만 향하는 것이 아닌가 하며 부질없어진다. 풍경은 우리를 어루만지지만 때로는 아득히 밀어낸다.
있잖아, 미카코 난 말이야. 난 말이야, 노보루군 그리운 것이 너무 많아. 여기에는 아무 것도 없거든. 예를 들면 말이야. 예를 들면, 여름의 구름이라든가.. 시원스런 비라든가.. 가을바람의 내음이라든가.. 우산에 부딪히는 빗소리라든가.. 봄 흙의 부드러움이라든가.. 한밤중 편의점의 평온한 분위기라든가.. 그리고 말이야, 방과후의 서늘한 공기라든가.. 칠판지우개의 냄새라든가.. 한밤중 멀리서 나는 트럭소리라든가.. 소나기 내리는 아스팔트의 냄새라든가.. 노보루군, 그런 것들을 말이야, 나는 줄곧.. 나는 줄곧 미카코와 함께 느끼고 싶다고 생각하고 있었어. 있잖아, 노보루군. 우리들은 멀고도 멀리, 아주 멀리 또 멀리 떨어져 있지만 하지만, 마음만은 시간과 거리를 초월할 수 있을지도 몰라. 노보루군은 그렇..
Tango [Version Castellano: Soraya-Vocal] 쉼 없이 고동치는 저 태양처럼 소리쳐 본다 마치 메마르고 추운 사막의 길에 있는 것처럼 난 이렇게 열정적으로 미친 듯이 찾아왔어 바로 이 아무 장애물 없는 결정적인 순간을 난 '네가 없음'이란 가혹한 허무에 괴로워하지 손 안에 세상을 가졌다가 잃어버리는 것은 멋진 탱고를 춤추고 이를 자랑하는 것과 같은 것 하지만 이 것 역시 네겐 단지 또 다른 사랑의 몸짓일 뿐 너 없는 삶은 비현실적인 여행 왜 인지 모르겠다 널 잃어버린다는 걸 알면서도 어떤 희망도 위안도 찾기 싫은 까닭을 나의 시선은 이름없는 벽에서 사라질 뿐이고 너의 모습은 상상속의 선일뿐 나를 뒤덮는 에로틱한 기억 하나 내 몸은 태양을 향한 장미의 정열로 열리지 하지만 꿈은 ..
나는 아직도 산다는 것의 의미를 모르겠어. 스토리가 전반적으로 흥미롭고 재미있긴 했지만 너무나 많은 메타포들이 글 전체에 깔려 있어서 솔직히 완전하게 이해하고 받아들이긴 힘들었다. 나중에 한 번 더 읽어봐야 할 듯한 책.
우리는 때때로 차라리 몰랐으면 좋았을법한 사실과 마주하게 되기도 하고 옳다고 생각했던 것이 사실은 그렇지 않았음을 깨닫게 되는 불편한 상황에 놓이기도 한다. 그렇다고 해서 이미 알아버린 것을 물릴 수도 없고 뒤늦게 후회해도 과거로 돌아갈 수는 없는 까닭에 그저 우리는 그것을 겸허하게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 결국, 우리가 알고 있는 것 중에 온전한 진실이라는 것은 없는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