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록전체 글 (919)
정미나닷컴
어릴 적, 열두 가지 색 크레파스를 쓰던 아이는 서른 여섯 가지 색 크레파스를 쓰는 아이들이 늘 부러웠다. 하지만 열두 가지 색이든 서른여섯 가지 색이든 항상 닳아 없어지는 색은 똑같았고 모두 다섯 가지 색이 채 안 되었다. 생각해보면 서른여섯 가지 색 크레파스는 화려해 보일 뿐 과시용에 지나지 않았다. 그리고 세월이 흘러 조금 더 자란 아이는 알게 되었다. 열두 가지 색을 섞으면 서른 여섯 가지 이상의 색도 만들어낼 수 있음을..
이게 몇 번째인지 생각도 안난다. 그동안 심심하다 싶으면 바꿔댔던터라.. 하지만 그래도 나름대로 공부하면서 만든 건 이게 첨이다. 공부하기 전에는 어렵고 귀찮게 느껴지던 것들이 하나 둘 알아갈수록 의외로 재미있음을 알아갈 때 나는 느낀다. "그래!! 아는 것이 힘이다!!"
취업했다!! 크하~
시간이 지나도 어느 하나 변한 것 없이 그대로인 사람을 보면 지금의 나를 돌아보게 된다. 그 사람의 머리, 안경, 표정, 말투까지.. 모든것이 그대로인데 난 하나도 그대로인 게 없을때.. 나.. 참 많이 변했구나.. 라는 걸 피부로 느낀다. 벌써 9년이 지났다. 난 한 눈에 그 사람을 알아보았는데 그 사람은 날 한 눈에 알아볼 수 있을까.. 9년 전의 내 표정들.. 말투.. 웃음소리.. 그리고 그 때의 생각들.. 학교 도서관 구석에서 시집을 읽으며 구절구절 감동받던 그 때의 내가 문득 내가 아니었던 것 처럼 느껴진다. 난 앞으로 또 얼마만큼 변하게 될까..?
어떻게 해야 될까.......
방에 가만히 누워서 듣는 빗소리는.. 시원하고도 명랑하다. 쏴아.. 쏴아.. 갑자기 비를 맞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그리고.. 조금 외롭다는 생각이 든다.
길던 머리를 싹둑 잘라버렸다. 굉장히 오랜만에 단발.. 까맣게 염색도 했다. 이렇게까지 했는데 또 면접 떨어지면.. 아놔~ 진짜 대책없지.. ㅡ,.ㅡ
깜깜한 밤중에 유리창을 보는 것처럼.. 바깥은 애써 보려해도 잘 보이지 않고 내 모습만 덩그라니 보이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