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록일기 (382)
정미나닷컴
요즘들어 자주 무서운 꿈을 꾼다. 나의 무의식 속에 갇혀있던 두려움이 자꾸 수면위로 올라오려 하는지도 모르겠다. 위태롭다. 또 다시 그때의 상황이 반복되지 않기만을 간절히 바랄뿐이다. 무서운 꿈이 현실이 되지 않기를.
09.11 TODAY 969
연애를 시작할 때의 느낌, 그 달달하고 푹신푹신하고 지나가는 고양이와도 방긋 미소지으며 인사 나누게 되는.. 그 느낌에 중독되어 끊임없이 새로운 사랑의 시작만을 반복하는 증후군까지 있다고 하니 그 강렬함은 실로 대단하다. 오랜 연인의 무관심에 상처입다 못해 익숙해져 갈 무렵 새로운 누군가가 건넨 보고싶다는 한마디에 마치 멜로영화의 주인공이라도 된 마냥 가슴 두근거리던 기억. 하지만 그 두근거림도 시간이 흐르면 언제 그랬냐는 듯이 사그라들어 버릴 소위 말하는 사랑 호르몬의 작용이라는 걸 지금은 안다. '로맨스가 필요해'라는 드라마를 정주행하다보니 여러가지 기억들이 우후죽순으로 불거져 나오며 결국 주인공의 선택에 공감을 하게 되더라는.. 예전의 나였다면 결말이 짜증날 수도 있었겠다는 생각이 드는걸 보니 나도..
08.09 TODAY 629
스페인과 영국의 합작 영화인 치코와 리타 내 눈에 생소한 그림체와 내 귀에 어색한 에스파냐어에도 불구하고 뭔가 중독성이 있었던.. 『 미래같은 건 의미없어. 내가 바라는 건 모두 과거에 있거든.』 영화의 처음부터 끝까지 흘러나오던 쿠바의 재즈음악도 좋았고 당돌하고 자유분방하지만 끝까지 치코만을 사랑하고 그리워했던 리타도 좋았다. 『 47년간 당신이 이 문을 두드리고 들어와주길 기다렸어.』 사랑없이 예술은 쓸쓸하다.
요즘 완전 무한반복 중인 노래 시간이 많이 흐른 어느 시점에 이 노래를 듣는다면 아마 지금이 생각나겠지..? I know something’s gone awry but I feel like going on 무언가 잘못되었단 걸 알지만 계속될 것 같아요 I know I could be wrong but I also could be right 내가 틀릴수도 있지만 또 옳을 수도 있죠 And I feel the earth is turning faster before I saw you there 그곳에서 당신을 보기 전보다 지구가 빨리 도는것 같아요 I feel the sky is spinning lighter before I saw you there 그곳에서 당신을 보기 전보다 하늘이 가볍게 도는것 같아요 A..
『 어떤 사물에서 각자 떠올리는 이미지는 때로 이승과 저승만큼 멀거든.』 은교를 70대 노인과 17세 소녀의 사랑 이야기라고 표현한다면 많은 사람들이 저 '사랑'이라는 단어때문에 거부감을 느낄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영화를 보면서 난 충분히 공감했고 그들이 느꼈던 감정은 단순히 남녀간의 사랑을 넘어선 어떤 정신적인 교감, 인간애라고 생각했다. 이적요에게 은교는 깨끗함과 순수를 간직한, 자신의 젊음에 대한 그리움의 표상이었고 은교에게 이적요는 세상에서 유일하게 자신의 마음을 알아봐주는 안식처이자 위로였다. 작별 인사를 하며 은교를 품에 꼭 안는 이적요의 모습에서 그가 얼마만큼 저 아이를 소중하게 여기는지가 느껴졌고 그런 노인의 이마에 입맞춤을 하는 은교를 보며 소녀가 얼마만큼 그를 의지하고 사랑하는지가 느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