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록일기 (376)
정미나닷컴
오롯이 혼자만이 감당해내야 하는 일들이 있다. 사랑하는 사람과의 이별의 아픔이 그렇고 독박육아로 고군분투하는 시간들이 그렇고 이제까지의 노력에 대한 결과의 기다림이 그렇다. 주변에 누가 있든지 이건 오직 나만의 몫이다. 시간이 가까워지고 있다. Just relax...
우리 함께하기로 했던 시간들의 끝이 오네요 서로 지켜가기로 했던 약속들은 무너져가고요 이제 놓아주기로 해 보내주기로 해 돌아서기로 해 아무 미련없이 힘들었던 시간들도 지나고 나면 모두 다 잊혀져간대요 슬퍼하지마요 우리 행복했던 순간들도 지나고 나면 모두 다 추억일뿐이죠 눈물 흘리지 마요 함께 지워가기로 했던 상처만 더 선명해지고 끝내 좁혀질 수 없었던 우리의 맘 걷잡을 수 없죠 이제 놓아주기로 해 보내주기로 해 돌아서기로 해 아무 미련없이 힘들었던 시간들도 지나고 나면 모두 다 잊혀져간대요 슬퍼하지 마요 우리 행복했던 순간들도 지나고 나면 모두 다 추억일뿐이죠 애써 웃음 지어봐요 다시 또 만나진다 해도 다를 건 없겠죠 이렇게 되겠죠 서로 다른 곳을 향한 너와 나의 마음만이 아마도 유일한 우리의 진심인 듯..
10여년 전에 잠깐 만났던 사람을 우연히 다시 마주치게 되었을 때 그것이 재회임을 눈치챌 수 있는 확률은 얼마나 될까. 애니메이션 인사이드 아웃에 보면 기억의 섬이라는 곳이 나온다. 우리의 기억들이 제각기 하나의 섬이 되어 우리 뇌의 어느 곳에 존재하고 있는데 오랫동안 들여다보지 않은 섬은 무너져 내려 결국 쓰레기장으로 버려지게 된다는 것이다. 쓰레기장으로 한 번 버려진 기억은 죽을때까지 결코 꺼내어 볼 수 없다. 라일라의 어릴적 친구 빙봉처럼 말이다. 기억에서 사라질까봐 슬픈 빙봉 결국 잊혀져버린 빙봉 이번주 회사에서 보안 교육을 가게 되었는데 이상하게 낯이 익던 강사님이 알고 보니 내가 신입이던 시절 나에게 자바를 가르쳐주던 그 강사님과 동일 인물이라는 걸 알게 된 순간 기분이 묘했다. 10년도 더 ..
제목을 보고 이 노래를 들으면 나의 스무살 무렵이 떠오를 줄 알았다. 그닥 열심히 활동하진 않았지만 이따금씩 관측회를 떠났던 별 동아리, 거기서 별을 보던 내 모습이 떠오를 줄 알았는데.. 쌩뚱맞게도 나의 스물 여섯, 스물 일곱의 시간들이 떠올랐다. 그리고 주책맞게 눈물이 조금 났다. 외로웠고 슬펐지만 찬란하게 행복했던.. 지금에 와 돌이켜보니 그 당시 난 내 자신을 사랑하는 법을 몰랐고 그래서 더 의존했고, 더 기대했고, 더 실망했고, 더 원망했는지도 모르겠다. 모든 것을 정리하고 떠나던 날, 마지막 선물을 두고 오던 길이 생각난다. 화창한 초여름의 날씨였고 난 자전거를 타고 있었고 쓸쓸했지만 울진 않았던 것 같다. 『찬 바람이 조금씩 불어오면은 밤 하늘이 반짝이더라 긴 하루를 보내고 집에 들어가는 길..
열 여섯 살 때부터 나의 우상이었던 김동률님의 콘서트를 드디어 갈 수 있게 됐다!!! 주륵.. ㅜㅜ 수강신청의 태세로 비장하게 예매 시간을 기다렸건만 결론적으로 난 실패;; 안두리님이 예매해 줌! 난 짱깨폰이고 안두리님은 미쿡폰이어서 그런거라 애써 위로를 해봄 ㅋㅋ 요새 이러저러한 일들로 심신이 많이 지쳐있었는데 이제 12월까지 맘껏 설레며 지낼 수 있을 것 같다. 그때까지 내가 가지고 있는 동률님 앨범들 첨부터 끝까지 다 들어봐야지~! (솔로 앨범, 전람회, 카니발, 베란다 프로젝트 다 있음!!) 혹시나 그 날, 고해소에서나 이방인이 흘러나온다면 난 옛날 감성 뿜뿜해서 울어버릴지도 모르겠다. 아니, 고독한 항해가 흘러나와도 울 것 같다.. 아, 레퀴엠이 흘러나와도... 하아... 난 그 날 백퍼 울 것..
한달동안 산에 오른날 2, 8, 15, 22, 26, 30 혼자 오르는 산이 좋다. 산이 들려주는 풀벌레 소리와 기분좋게 불어주는 바람이 좋다. 산 꼭대기에 올라 바라보는 풍경은 까닭모를 뭉클함을 선사하고 산길을 걸으며 나누는 아빠와 딸의 대화는 마음 한켠을 쩡하게 만든다. 마음껏 침묵해도 되는 이 시간이 좋다. 오롯이 나를 들여다볼 수 있는 산행이 좋다. 난 지금 내 인생의 어디만큼을 걷고 있는걸까.. 『보이지 않는다고 나를 사랑하는지 묻진 말아요 햇살 쏟아지던 여름 나는 조용히 피어나서 아무 흔적도 없이 사라지는 가을이 오면 이런 작은 사랑 맺어준 이 기적은 조그만 볍씨를 만들거예요 향기가 나진 않아도 그리 화려하진 않아도 불꽃같던 내 사랑을 의심하진 말아줘요 모두들 날 알지 못한다고 해도 한번도 날..
같은 하늘 아래 살고 있다는 생각만으로 나는 좋아 가까이 그대 느끼며 살았는데 갑자기 보고 싶어 같은 하늘 아래 살고 있어서 그것만으로 좋았는데 이렇게 문득 그대 보고 싶을땐 우리 사이 너무 멀어요 행여 그대 모습 만나게 될까 혼자 밤거리를 헤매어 봐도 그댄 어디론가 숨어 버리고 보이는 것은 가로등 불 같은 하늘 아래 살고 있어서 그것만으로 좋았는데 이렇게 문득 그댈 보고 싶을땐 우리 사이 너무 멀어요 이렇게 문득 그대 보고 싶을땐 우리 사이 너무 멀어요
아침부터 조짐이 이상하긴 했다. 두달 전 열경기 했을 때도 잘 놀다가 갑자기 축 쳐지더니 의식을 잃었었는데 오늘 아침도 서서히 열이 오르길래 37.5도에서 해열제를 먹이고 소아과를 갔는데 자꾸만 졸린 듯 눈을 감으려 한다. 불안한 마음에 "자면 안돼, 잠들지 마" 나지막히 읊조리던 순간, 또 열경기... 그래도 소리지르며 119에 전화하던 저번보다는 많이 침착하게 대처했다. 집이 아닌 병원이어서 다행인것도 있었다. 간호사와 함께 아이의 몸을 닦으며 눈물이 나려는 걸 애써 참았다. 아이가 아플때마다 어김없이 밀려드는 죄책감이 너무 싫다. 경련은 1분 정도 지속되었고 깨어난 아이는 힘없는 눈빛으로 날 바라본다. 괜찮다.. 괜찮다.. 괜찮아 아가야... 엄마가 된다는 건 정말 강한 어른이 되어야 하는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