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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 여섯 살 때부터 나의 우상이었던 김동률님의 콘서트를 드디어 갈 수 있게 됐다!!! 주륵.. ㅜㅜ 수강신청의 태세로 비장하게 예매 시간을 기다렸건만 결론적으로 난 실패;; 안두리님이 예매해 줌! 난 짱깨폰이고 안두리님은 미쿡폰이어서 그런거라 애써 위로를 해봄 ㅋㅋ 요새 이러저러한 일들로 심신이 많이 지쳐있었는데 이제 12월까지 맘껏 설레며 지낼 수 있을 것 같다. 그때까지 내가 가지고 있는 동률님 앨범들 첨부터 끝까지 다 들어봐야지~! (솔로 앨범, 전람회, 카니발, 베란다 프로젝트 다 있음!!) 혹시나 그 날, 고해소에서나 이방인이 흘러나온다면 난 옛날 감성 뿜뿜해서 울어버릴지도 모르겠다. 아니, 고독한 항해가 흘러나와도 울 것 같다.. 아, 레퀴엠이 흘러나와도... 하아... 난 그 날 백퍼 울 것..
한달동안 산에 오른날 2, 8, 15, 22, 26, 30 혼자 오르는 산이 좋다. 산이 들려주는 풀벌레 소리와 기분좋게 불어주는 바람이 좋다. 산 꼭대기에 올라 바라보는 풍경은 까닭모를 뭉클함을 선사하고 산길을 걸으며 나누는 아빠와 딸의 대화는 마음 한켠을 쩡하게 만든다. 마음껏 침묵해도 되는 이 시간이 좋다. 오롯이 나를 들여다볼 수 있는 산행이 좋다. 난 지금 내 인생의 어디만큼을 걷고 있는걸까.. 『보이지 않는다고 나를 사랑하는지 묻진 말아요 햇살 쏟아지던 여름 나는 조용히 피어나서 아무 흔적도 없이 사라지는 가을이 오면 이런 작은 사랑 맺어준 이 기적은 조그만 볍씨를 만들거예요 향기가 나진 않아도 그리 화려하진 않아도 불꽃같던 내 사랑을 의심하진 말아줘요 모두들 날 알지 못한다고 해도 한번도 날..
같은 하늘 아래 살고 있다는 생각만으로 나는 좋아 가까이 그대 느끼며 살았는데 갑자기 보고 싶어 같은 하늘 아래 살고 있어서 그것만으로 좋았는데 이렇게 문득 그대 보고 싶을땐 우리 사이 너무 멀어요 행여 그대 모습 만나게 될까 혼자 밤거리를 헤매어 봐도 그댄 어디론가 숨어 버리고 보이는 것은 가로등 불 같은 하늘 아래 살고 있어서 그것만으로 좋았는데 이렇게 문득 그댈 보고 싶을땐 우리 사이 너무 멀어요 이렇게 문득 그대 보고 싶을땐 우리 사이 너무 멀어요
아침부터 조짐이 이상하긴 했다. 두달 전 열경기 했을 때도 잘 놀다가 갑자기 축 쳐지더니 의식을 잃었었는데 오늘 아침도 서서히 열이 오르길래 37.5도에서 해열제를 먹이고 소아과를 갔는데 자꾸만 졸린 듯 눈을 감으려 한다. 불안한 마음에 "자면 안돼, 잠들지 마" 나지막히 읊조리던 순간, 또 열경기... 그래도 소리지르며 119에 전화하던 저번보다는 많이 침착하게 대처했다. 집이 아닌 병원이어서 다행인것도 있었다. 간호사와 함께 아이의 몸을 닦으며 눈물이 나려는 걸 애써 참았다. 아이가 아플때마다 어김없이 밀려드는 죄책감이 너무 싫다. 경련은 1분 정도 지속되었고 깨어난 아이는 힘없는 눈빛으로 날 바라본다. 괜찮다.. 괜찮다.. 괜찮아 아가야... 엄마가 된다는 건 정말 강한 어른이 되어야 하는 일이다...
머릿속에 생각이 많은 날은 좀처럼 잠을 이룰 수가 없다. 오만가지 생각들이 꼬리에 꼬리를 물어 나를 어디론가 데려가는 것 같다. 세 시간을 뒤척이다 결국 수면제를 먹었다. 출근만 아니면 이대로 밤을 셀 수도 있을테지만 난 내일 출근을 해야하므로. 나를 언제쯤 곯아 떨어지게 하는지 수면제, 너의 실력을 보겠다. 조금씩 움직임이 둔해지고 있다. 눈꺼풀도 무거워지고 있다. 눈앞의 글씨가 아득해질때 쯤 난 잠들게 되는걸까.. 아니, 난 아직 잠들지 않았다. 수면제를 먹은지 10분 정도 된 것 같은데 수면제가 이상한건지 수면제를 먹고도 고집스럽게 눈을 감지 않는 내가 이상한건지 꿈을 꾸고 싶다. 다시 한 번 내 손을 잡아주면 좋겠다.
자의든 타의든 변화에는 늘 두려움이 동반된다. 두려움에는 내성이 없다. 하지만 두려움을 극복해야 더 나은 내가 될 수 있다는 것을 안다. 이제까지 내가 해온 선택을 후회하지 않는다. 나를 믿는다. Good Luck.
누군가의 죽음이 타인에게 주는 슬픔의 크기는 어느 정도일까. 가끔은 슬픔의 본질에 대해 의문에 생긴다. 그것이 죽은자에 대한 애도인지, 남겨진 본인에 대한 연민인지. 한여름의 추억이란 드라마를 보면서 한 사람의 죽음이 너무나 현실적으로 그려져있는 것에 대해 절로 탄식이 나왔다. 그래, 저게 현실이지. 러브레터같은 스토리는 정말 영화일 뿐인거지. 지금의 자신이 너무 거지같아서 누군가에게 사랑받았던 그 언젠가의 일들이 전부 꿈 같다고 말하던 주인공의 죽음이 자살이 아닌 타살이어서 그나마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엄청 빛났었던 것 같은데 단숨에 초라해졌어. 꼭 누가 불 끄고 가버린 것 같아. 분명 사방이 빛났던 때도 있었던 것 같은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