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록일기 (382)
정미나닷컴
사람이 하고 싶은 일만 하고 살 수는 없잖아. 현재 어디 있느냐에 의해 흔들리는 내가 되지 않고 되려 내가 있는 이곳이 나로 인해 변화되도록.. 영향력 있는 인물이 되도록 노력해야지.
언제나 계절의 문턱에 들어설 즈음이면 지난해의 이 즈음을 떠올리게 된다. 보통은 엊그제 같은데 벌써 일년이 지났네 하겠지만 지금의 기분은 뭐랄까.. 까마득한 옛기억을 애써 되살려내기라도 하듯 어딘지 아득하고 한참 과거의 일을 회상하는 듯한.. 일년도 채 안되는 시간동안 참 많은 것들이 변했다. 주변 환경이 변했고, 주변 사람들이 변했고, 내가 느끼고 생각하는 것들이 변했다. 조금씩 강해지고 있는 내가 보여 기쁘기도 하고 이렇게 조금씩 어른이 되는건가 하는 생각에 두렵기도 하다. 지금의 나로선 일년 후의 나조차 딱히 이렇다 예측하기가 어렵지만 그래도 늘 같은 일상에 지쳐있던 예전보단 지금이 더 좋다. 여기저기서 새로운 일들이 발생하고, 그로 인해 예측하지 못했던 상황들에 직면하고, 거기에 대처하기 위해 고..
갑작스레 찾아온 행복은 늘 사람을 몽롱하게 만든다. 꿈인지 현실인지 분간하기 어려울만큼 마음이 두둥실 떠올라 마치 구름 위를 걷고있는 듯한 기분이랄까.. 어렸을 땐 그 기분 그대로를 온전히 만끽하는게 좋았다. 아.. 행복하다.. 아.. 행복하다.. 마음속으로 읊조리며 미소 짓다보면 행복한 기분 그대로가 피부로 느껴져서 좋았다. 그런데 요즘은 행복하면서도 마음이 여러 갈래로 나뉘는 듯하다. 이렇게 좋아도 되나 불안한 마음, 혼자만 행복한 것 같아 미안한 마음, 그럼에도 불구하고 끊임없이 날 포근하게 감싸주는 따뜻한 마음. 난 믿는다. 진심은 통한다는 말.. 그리고 혹여 통하지 않는다해도 진심을 다했을 때 미련이 없다는 걸 알고있다. 그래서 난, 진심을 방해하는 두려움을 없애기위해 오늘도 기도한다. 나를 생..
나를 둘러싼 모든 것들 그리고 우리가 가진 수많은 것들. 하루를 보내면서 내가 지니게 되는 것들은 나에게서 선택받은 것들이다. 여러 안경 중에서 자주 손이 가는 안경. 여러 스킨 로션 중에서 유난히 자주 바르게 되는 스킨 로션. 또 여러 양말 중에서도 너무 자주 신어 구멍 날 지경이 된 양말. "당신은 왜 그것만 입고 다니죠?" "당신은 왜 그 사람하고만 다녀요?" 하고 묻는다면 글쎄, 뭐라 대답할 수 있을까? 그것들은 내 자신과 나란히 있기 때문이다. 내 내부를 닮아 있고, 그래서 나를 드러내 주기 때문에 한없이 편안한 그 '무엇'으로 인정받는 것이다. 궁합이라고 말할 수 있을까. 아니면 인연? 아무튼 우리는 그 '무엇' 때문에 살 수 있고 또 살아진다. 그래서 우리는 누군가를 처음 만나면 이렇게 묻는..
이른아침, 이사오기 전부터 가봐야지 생각만 했었던 보라매공원으로의 산책. 무작정 표지판만 보고 걸어가면서 예상했던거보다 꽤 멀군, 생각하는 순간 어딘지 모를 낯설지 않음이 밀려왔다. 뭐지.. 주위를 둘러보다 내 눈에 들어온 건 공원 근처에 있던 보라매병원. 아.. 작년에 형권씨 장례식때 여기 왔었구나. 왜 까맣게 잊고 있었지.. 그 어떤 시간보다도 행복했을 신혼여행 도중에 부인과 함께 죽어버린 회사 동기의 장례식에서 그래도 같이 죽어서 다행인가, 혼자 생각했었던 기억이 났다. 몇개월 지나지도 않았는데 잊어버리다니.. 죽는건 두렵지 않다. 다만.. 내가 이 세상에서 숨쉬었던 시간들이 모두 잊혀져버려 마치 처음부터 없었던 시간처럼 되어버리는 게 조금 슬픈거지.
난 원래 남 앞에서 우는걸 별로 달가워하지 않는다. 내 자신이 약해보이는걸 싫어하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궁상떠는일 자체를 싫어해서 웬만해선 참아버리고 마는데.. 그런데 요새 이상하다. 퇴근길에 지하철만 타면 왜 자꾸 눈물이 나는지 모르겠다. 닦아내도 닦아내도 주체할 수 없을만큼 눈물이 흐른다. 사람들의 시선이 느껴지는데도 참아지지가 않아.. 무엇이 내 마음을 이리도 애잔하게 만드는 것인지.. 제발.. 진상 그만 떨자. 마음을 더 튼튼하게 만들어야겠어.
꿈을 꾸었다. 잠에서 깬 지금도 그 느낌이 선명하게 남아있는.. 하지만 알고 있다. 그런 일은 더이상 현실에선 불가능하다는 걸.. 애달픈 아침.
바람, 어디에서 부는지 덧문을 아무리 닫아보아도 흐려진 눈앞이 시리도록 날리는 기억들 어느샌가 아물어버린 고백에 덧난 그 겨울의 추억 아, 힘겹게 사랑한 기억 이제는 뒤돌아 갔으니 바람은 또 어디에서 불어오는지 내 맘에 덧댄 바람의 창 닫아보아도 흐려진 두 눈이 모질게 시리도록 떠나가지 않는 그대 혼자라는 게 때론 지울 수 없는 낙인처럼 살아가는 게 나를 죄인으로 만드네 혼자라는 게 때론 지울 수 없는 낙인같아 살아가는 게 나를 죄인으로 만드네 ................................................................. 꿈이라는게 가끔은 참 무섭다. 과거를 되새기고, 현실을 직시하고, 미래를 암시하기까지 하는.. 그때 꿈에서 누군가 내게 말했었다. 『가야할 때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