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록일기 (376)
정미나닷컴
한 시간째 눈물이 멈추지 않는다. 괜찮다.. 괜찮다.. 애써 억눌렀던 감정들이 한꺼번에 복받쳐 오른다. 불행하게도.. 생각나버렸다. 생각나버리고 말았다. 얼마나 소중한 시간들이었는지.. 얼마나 즐거운 기억들이었는지.. 하나, 둘 잃어가고 있다. 이렇게 소중한 것들을 떠나보내야 하는게 인생이라면...... 마음이 많이 슬프다.
인연의 끈을 놓으면 더이상의 집착도.. 미련도.. 사랑도.. 남아있지 않게 된다.
깨끗한 세상만 보고 살 수 없음에 화가 나고 힘 없고 초라한 내 자신에게 화가 나고 미래가 없는.. 그래서 힘들고 아픈 내 사랑에 화가 나고 결국.. 아주 작은것조차 내 뜻대로 되는게 없음에 한없이 심통이 난다.
하늘냄새.. 하늘을 닮은 사람을 그리던.. 그런 시절이 있었다. 핸드폰을 만지작 거린다. 여기저기 살펴보아도 딱히 연락할 사람이 보이지 않아.. 시간을 그리워하는 것은 지금의 내 모습이 마음에 들지 않아 어딘가 기대고 싶을 때 갖는 위로일 뿐. 그리운 것들이 너무 많아..
더이상 누구에게도 상처주지 말기. 내 감정에 솔직해지기. 행여 그 감정으로 인해 훗날 상처받게 된다해도 그것은 나의 몫이니.. 내 몫의 상처를 피하기 위해 남에게 상처주는 일 따위는 하지 않기. 이렇게 생각하고 나니 마음이 한없이 자유로워졌다. 내 자신에게 주는 선물. 그래.. 갈때까지 가보지 뭐..
잘 견디다가도 잘 버티다가도 문득문득 혼자라는 사실이 못견디게 힘들때가 있다. 누군가에게 내 마음 모두 털어놓고 힘들어 죽겠다며 밤새도록 울고싶은 그런 날이 있다. 그래.. 분명 나에게 문제가 있는 거다. 내 마음속 모든 문제들을 하나도 남김없이 털어놓을 수 있는 사람이 단 한 명도 없다는 건.. 분명.. 나에게 문제가 있는거다. 그렇다면 난 이제 어떻게 해야 하는가. 모든 걸 혼자 힘으로 해결하기 위해 모든 삶의 짐을 혼자 짊어지고 가야 하는가. 그래.. 생각해보면 모두 내가 자초한 일이다. 어쩔 수 없지.. 근데.. 그런데.. 때로는 혼자라는 사실이 너무 서럽다. 내 문제들.. 내 고민들.. 함께 진지하게 고민해주고 걱정해주는 사람이 한 사람만 있었으면 좋겠다. 그랬으면.. 정말 좋겠다.
요며칠.. 숨도 못 쉴만큼 아프고나니 문득 정신이 든다. 아.. 내가 지금 뭐 하고 있는거지.. 사는게 참.. 어지럽다. 어지러워 구토가 날 지경이다. 뭐가 이리 복잡하고 어려운걸까.. 아무도 없는 방안에서 밤새 고열과 싸우며 이런 생각이 들었다. 이러다 죽을 수도 있겠구나.. 그리고 좀 살만해지니 이런 생각이 든다. 그냥 죽어버릴까.. 나란 인간은 사랑할 자격도 사랑받을 자격도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