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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사이엔 낮은 담이 있어 내가 하는 말이 당신에게 가 닿지 않아요. 내가 말하려 했던 것들을 당신이 들었더라면.. 당신이 말할 수 없던 것들을 내가 알았더라면.. 우리 사이엔 낮은 담이 있어 부서진 내 마음도 당신에겐 보이지 않아요. 나의 깊은 상처를 당신이 보았더라면.. 당신 어깨에 앉은 긴 한숨을 내가 보았더라면.. 우리 사이엔 낮은 담이 있어 서로의 진실을 안을 수가 없어요. 이미 돌이킬 수 없을 마음의 상처 서로 사랑하고 있다 해도 이젠 소용없어요. 나의 닫힌 마음을 당신이 열었더라면.. 당신 마음에 걸린 긴 근심을 내가 덜었더라면.. 이미 돌이킬 수 없을 마음의 상처 서로 사랑하고 있다 해도 이젠 소용없어요. 우리 사이엔 낮은 담이 있어 서로의 진실을 안을 수가 없어요.
제발 부탁인데 말이야.. 더이상 애쓰지 마. 잘 해보려 애를 쓰면 쓸수록 너만 힘들어지는 거.. 그러다 니 풀에 니가 먼저 지쳐버릴 거란거.. 이미 알잖아. 이미 알고 있잖아. 때로는 그저 흘러가는대로 놔둬보는게 나을 때도 있어. 한 발짝만 뒤로 물러서도록 해. 그리고 시야를 조금만 더 넓혀봐. 지금 이 순간만의 너를 보지 말고 이 드넓은 우주 안에 존재하는 너를 느껴...
그런 날이 있다. 주변에 있는 모든 사람들이 나에게 등을 돌린듯 느껴지는.. 모두가 마치 짜기라도 한 듯이 차가운 시선으로 나를 바라보는.. 그런 날이 있다. 모두 나에게 왜 이러는지.. 왜 이렇게 함부로 대하는지.. 그들에게 나는 아무렇게나 대해도 되는 아무것도 아닌 존재인지.. 문득문득 가슴아픈 의문이 드는 그런 날이 있다. 사람들이 내뱉는 한마디 한마디가 전부 가시가 되어 박히는 날.. 쓸쓸한 마음에 가슴이 무너지는 날.. 그래서 내 마음 온전히 알아주는 누군가에게 진심으로 위로받고 싶어지는.. 그런 날이 있다.
누구나 조금씩은 그렇겠지만 나에게는 지독히도 극과 극을 달리는 양면성이 있다. 한없이 positive한 나와 한없이 negative한 나.. 평소엔 한없이 positive한 내가 되어 살다가도 어느 순간 negative한 내가 고개를 들게 되면 겉잡을 수 없는 유혹에 빠진다. 끝없는 나락으로 추락해버리고 싶은 욕망.. 될대로 되라는 식의 망가짐에 나를 맡겨버리고 싶은.. 체념.. 세상 모든 사람들이 같잖게 보이고 사는게 우습게 느껴지고 입에 담지도 못할 욕지거리들이 나의 뇌를 폭발시킨다. 그리고 느낀다. 지독한 외로움.. 이 세상에 나 자신을 온전히 기댈곳이 단 한곳도 없음을 매일 깨달으면서도 난 여전히 그 사실에 익숙치 못하다. 그럼에도 오늘을 사는건 positive한 내가 늘 나 자신을 지탱해주고 있..
아기용품은 언제 봐도 기분이 좋아진다. 어제 선물을 사기 위해 들른 백화점 아기용품 코너에서 나는 그렇게 또 한참을 미소짓다가 나왔다. 아기를 가진다는 건 어떤 느낌일까.. 아기가 뱃속에서 꼬물거릴때는 어떤 기분이 들까.. 문득 내 몸을 건강하고 소중하게 지켜나가야 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3년 후가 될지 5년 후가 될지 어쩌면 그 이상이 될지 모르겠지만 언젠가 내게 찾아올 귀한 생명을 위해.. 그리고.. 우리가 만나게 될 운명적인 그 날을 위해..
묻지 않아도 돼. 사랑에는 많은 질문이 필요하지 않아. 생각하기 시작하면, 겁을 먹게 될 테니까. 그건 설명할 수 없는 두려움이기 때문에 말로 설명해봤자 소용이 없어. 모욕을 당하면 어쩌나, 거절하면 어쩌나, 사랑의 마법이 풀려버리면 어쩌지 하는 것들 말야. 아주 우스꽝스러워 보이겠지만, 사랑이란 그런거야. 그러니까 사랑은 묻는게 아니라 행동으로 보여주는거야. 말을 하면 할수록 더 자주 위험과 맞닥뜨리게 돼.
언제나 나를 힘들게 하는 것은 나였다. 그래.. 생각을 조금만 줄이자.
여덟시간을 넘게 자고 일어나니 시계바늘은 6시를 조금 넘고 있고 조금 파래진 세상이 창밖에 놓여있다. 씻고 음악을 틀었다. 아주 예전에 지겹도록 듣던 CD.. 돌이켜보면 그닥 오래전도 아닌데 벌써 5년이 지났다. 요즘들어 살아간다는 것에 대해 조금씩 생각하게 된다. 누군가를 만나고.. 헤어지고.. 또다시 누군가를 만나고.. 헤어진지 얼마 안 된 옛사랑의 기억이 무척이나 아득하게 느껴진다. 5년 전 즐겨듣던 이 음악보다도 더 아득하게.. 마치 4년간의 기억이 어딘가에 봉인되어 버린듯 한.. 지금은 그 때의 감정들이 신기하리만치 남아있지 않지만 시간이 지난후에 둘 중 누군가가 결혼을 하게 된다면 그 4년의 시간과 추억들로 인해 조금 눈물이 날 것 같기도 하다. 그리고.. 벌써 새로운 사랑을 시작해버린 것에 ..